매일 종합 비타민 먹은 노인, 3년 뒤 '이 점수' 달랐다... 美 연구 결과
나이가 들면 큰 병이 없어도 피로감이나 호흡곤란, 신체 기능 저하 때문에 옷 입기, 걷기, 계단 오르기 같은 일상적인 활동이 점점 버거워질 수 있다. 때문에 이런 '기능적 건강(functional health)'을 얼마나 잘 유지하느냐는 노년기 삶의 질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꼽힌다.
최근 미국 오거스타대 조지아 예방 연구소에서 3년간 진행한 대규모 임상시험에서, 매일 종합 비타민을 복용한 고령층이 위약(가짜 약)을 복용한 그룹보다 이런 기능적 건강 상태를 더 잘 유지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다. 그동안 고령층에서 종합 비타민이나 코코아 추출물 같은 보충제를 장기간 복용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이런 보충제가 일상생활 수행 능력에 도움이 되는지는 명확히 확인된 바는 없었다.
연구팀은 cosmos에 참여한 60세 이상 성인 가운데 심혈관질환 병력이 없는 참가자들의 자료를 분석했다. cosmos는 미국 성인 21,442명(남성 60세 이상, 여성 65세 이상)을 대상으로 진행된 대규모 임상시험이다. 참가자와 연구진 모두 실제 성분 여부를 알 수 없도록 무작위로 배정하는 이중맹검·위약대조 방식으로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종합 비타민 ▲코코아 추출물 보충제 ▲종합 비타민+코코아 추출물 ▲위약 등 네 그룹 중 하나에 무작위로 배정돼 매일 복용했다. 이 가운데 설문에 응답한 1만 6,027명의 자료가 이번 분석에 활용됐다. 참가자들은 3년에 걸쳐 매년 '캔자스시티 심근병증 설문지(kccq)'에 응답했다. 이 설문은 피로감·호흡곤란·부종 등 심혈관 관련 증상이 옷 입기, 목욕, 걷기, 계단 오르기, 집안일 같은 일상 활동에 얼마나 지장을 주는지를 0~100점으로 평가한다.
3년 후 분석 결과, 매일 종합 비타민을 복용한 참가자들은 위약군보다 증상 부담 점수가 평균 0.45점 높았고, 증상 부담과 신체 활동 능력을 종합한 임상 요약 점수도 평균 0.30점 더 높았다. 전체 집단에서의 차이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만 임상적으로 체감하기 어려운 수준이었다. 다만 옷 입기·걷기 같은 신체 활동 능력만 따로 본 점수에서는 종합 비타민 복용군과 위약군 사이에 뚜렷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주목할 점은 경동맥이 좁아진 '경동맥 협착증' 병력이 있는 참가자에게서는 효과가 더 뚜렷했다는 점이다. 이들은 위약군보다 증상 부담 점수가 평균 6.75점, 임상 요약 점수가 평균 6.01점 더 높아, 연구팀은 이 정도 차이는 임상적으로도 체감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코코아 추출물 보충제는 전체 참가자를 대상으로 봤을 때는 기능적 건강 점수에 큰 변화를 주지 않았지만, 심장이 온몸에 혈액을 제대로 내보내지 못해 숨이 차거나 몸이 붓는 '울혈성 심부전'이 있는 참가자에게서는 유의미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를 이끈 얀빈 동 박사는 "전체 집단에서의 차이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만 임상적으로 체감하기 어려운 수준이었다. 다만 특정 하위 집단에서는 더 뚜렷한 개선이 관찰됐다"고 말했다.
이번 발표를 맡은 바유 b. 베켈레 박사후 연구원은 "이번 연구의 주목할 점은 주요 질병 예방 여부만 보는 것이 아니라, 실제 일상생활의 기능성 건강에 초점을 맞췄다는 것"이라며, "이런 효과는 특히 피로감이나 호흡곤란, 발 부종으로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에게 더 의미가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multivitamin-mineral supplementation modestly improves cardiovascular-related functional health status in older adults: secondary findings from the cosmos trial; 고령층의 심혈관 관련 기능적 건강 상태에 대한 종합 비타민·무기질 보충제 효과: cosmos 임상시험 2차 분석)는 2026년 7월, 미국영양학회 연례 학술대회(american society for nutrition, nutrition 2026)에서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