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지에서 갑자기 무릎·허리 욱신...약사가 콕 집어준 진통제 성분은 따로 있다
여름 휴가철에는 수영·등산 등 레저 활동으로 근육과 관절을 평소보다 많이 사용하거나, 장시간 운전·비행으로 같은 자세를 유지하면서 목과 허리, 무릎, 발목 등에 통증이 생기기 쉽다. 반복적인 움직임이나 근육 긴장은 조직 손상과 염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휴가지에서는 평소 이용하던 약국이나 의료기관을 바로 찾기 어려울 수 있는 만큼, 갑작스러운 근육통이나 관절통에 대비해 통증과 염증을 함께 완화하는 소염진통제를 상비약으로 준비하는 것이 좋다. 여름 휴가철에는 어떤 진통제 성분을 챙기면 좋을지 현고은 약사(샘물약국)와 함께 알아본다.
긴장성 근육통, 레저 활동 후 염증성 통증... '이부프로펜 계열'이 도움 되는 이유
여름 휴가철에는 수영 등 수상 레포츠와 등산 같은 여름철 레저 활동은 평소 덜 쓰던 근육과 관절을 과도하게 사용하게 만들어 근섬유에 미세한 손상이 발생하기 쉽다. 이를 회복하는 과정에서 염증 반응과 부종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 오랜 시간 같은 자세를 유지하는 운전·비행 역시 근육과 관절이 눌리고 굳으면서 통증으로 이어지기 쉬운데, 이런 경우에는 이부프로펜 계열 진통제로 통증 완화를 기대할 수 있다.
현고은 약사는 "장시간 같은 자세로 운전하거나 비행기에 앉아 있으면 근육과 관절이 오래 눌리거나 굳어 통증이 유발되기 쉽고, 수영이나 등산 등 여름철 레저 활동은 평소보다 근육과 관절을 과도하게 사용하게 만들어 염증성 통증으로 이어지기 쉽다"며 "이런 경우에는 이부프로펜 계열 진통제를 권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부프로펜은 염증과 통증을 유발하는 물질인 프로스타글란딘의 생성을 억제해 통증의 원인을 줄이고 신호 전달을 차단해 염증 반응 자체를 가라앉히는 방식으로 작용한다"며 "그렇기 때문에 근골격계에 발생하는 염증성 통증에는 진통·소염 효과를 함께 갖춘 이부프로펜 계열 성분이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소염 작용은 프로스타글란딘 합성에 관여하는 효소인 사이클로옥시게나제(cox)를 억제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여름철 즐겨 신는 샌들이나 슬리퍼도 발목 통증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이러한 신발에는 발목을 지지하는 스트랩이 없거나 약해, 걷는 동안 발목 주변 근육과 인대에 반복적인 부담이 쌓이기 쉽다. 이 역시 염증성 통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이부프로펜 계열 성분의 진통제를 복용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해열진통제와 소염진통제, 헷갈리는 두 성분... 관건은 소염 작용
약국에서 흔히 접하는 일반의약품 진통제는 해열·진통 작용을 하는 아세트아미노펜 계열과, 소염 작용까지 더해진 이부프로펜 등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nsaids) 계열로 나뉜다. 두 성분 모두 통증 완화에 도움이 되지만, 작용 방식과 적응증이 다르므로 통증의 종류와 복용 상황을 고려해 선택할 필요가 있다.
현고은 약사는 "아세트아미노펜도 이부프로펜과 마찬가지로 효과가 검증된 진통 성분"이라며 "해열 및 진통 작용은 우수하지만 소염 작용이 없기 때문에 단순 두통처럼 염증이 동반되지 않은 통증에는 충분한 선택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휴가철 장거리 운전이나 비행, 다양한 레저 활동으로 관절통·근육통 등 염증성 통증이 함께 나타나는 경우라면 소염 작용이 있는 이부프로펜 계열이 더 효과적"이라고 덧붙였다.
진통제 성분을 고를 때는 복용 상황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아세트아미노펜은 음주와 함께 복용하면 간 독성 위험이 높아지는 특성이 있다. 현 약사는 "휴가철 음주가 예정돼 있다면 아세트아미노펜 복용 시 특히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이부프로펜은 상대적으로 간 부담이 적은 편이지만, 무더위 속 야외 활동으로 수분이 부족한 상태에서 복용하면 신장으로 가는 혈류가 감소해 신장에 부담을 줄 수 있다. 복용 시에는 물을 충분히 마시고, 위장 장애 예방을 위해 식후 복용을 권장한다"고 덧붙였다.
이부프로펜 유효 성분만 남긴 덱시부프로펜... 적은 용량으로도 소염진통 효과
이부프로펜 계열 중에는 약효를 내는 s-이성질체만 선별해 만든 성분인 '덱시부프로펜'이 있다. 이는 이부프로펜보다 더 적은 용량으로도 소염진통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 여름철 급성 근육통이나 관절통에도 활용할 수 있는 성분으로 꼽힌다.
현고은 약사는 "이부프로펜은 약리 작용을 하는 s-이성질체와 작용이 없는 r-이성질체가 절반씩 혼합된 형태인데, 이 중 약효를 나타내는 s-이성질체만 선별해 만든 성분이 덱시부프로펜"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 결과 같은 무게 기준으로 이부프로펜보다 적은 용량으로도 비슷하거나 더 나은 소염진통 효과를 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활동량이 많은 여름 휴가철, 운동이나 레저 활동 후 발생하는 급성 근육통이나 관절 통증 완화에 사용할 수 있는 선택지"라고 말했다.
다만 현 약사는 "이부프로펜과 덱시부프로펜을 포함한 nsaids 계열 진통제는 임신 중이거나 신장 기능이 저하된 경우에는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고, 사전에 약사와 약 복용 관련한 상담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이처럼 근육통과 관절통은 통증의 원인과 상황에 따라 적합한 진통제 성분이 다르다. 염증을 동반한 통증에는 이부프로펜이나 덱시부프로펜 등 소염 작용이 있는 성분이, 염증이 없는 단순 통증에는 아세트아미노펜이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만 개인의 건강 상태와 복용 상황에 따라 주의사항이 다른 만큼, 여름 휴가철 상비약으로 진통제를 준비할 때는 약사와 상담해 자신에게 맞는 성분을 선택하는 것을 권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