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당뇨약인데 감소 효과는 2배?"... 국산 신약이 낮춘 '이 호르몬'
같은 계열의 당뇨병 치료제라도 혈당과 체중을 낮추는 효과는 비슷한 반면, 염증 및 심혈관 건강과 관련된 호르몬인 '렙틴'을 감소시키는 효과는 약 2배 차이가 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이러한 차이는 체중 감소와 관계없이 나타나, 당뇨병 치료제의 혈당 조절 외 효과에 관심이 쏠린다. 렙틴이 지나치게 높으면 몸속 염증과 심혈관 질환 위험이 커질 수 있어 의미가 있다. 강북삼성병원 내분비내과 박철영 교수 연구팀은 조선대병원, 분당차병원, 한양대구리병원 연구진과 함께 2형 당뇨병 환자 427명의 임상시험 자료를 통합 분석한 결과, sglt2 억제제인 이나보글리플로진이 같은 계열의 다파글리플로진보다 혈중 렙틴 농도를 더 크게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다만 이러한 차이가 실제 심혈관 질환 위험 감소로 이어지는지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특히 이번 연구는 같은 연구팀이 위약과 비교했던 선행 연구의 한계점을 보완해, 실제 처방되고 있는 같은 계열 약과 비교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선행 연구서 염증 높이는 '렙틴' 감소 효과 확인
이번 연구는 연구팀이 지난해 같은 학술지에 발표한 연구의 후속 연구다. 선행 연구에서 연구팀은 2형당뇨병 환자 약 160명을 sglt2 억제제 이나보글리플로진을 먹는 그룹과 위약을 먹는 그룹으로 나눠 24주간 비교했다. sglt2 억제제는 신장이 당을 소변으로 내보내게 해 혈당을 낮추는 효과를 가진 약이다. 그 결과 이나보글리플로진 그룹은 위약 그룹보다 렙틴이 2.99µg/l 더 줄었다. 체중 변화의 영향을 빼고 따져도 1.84µg/l 차이가 남았다. 하지만 비교 대상이 위약이었기 때문에 sglt2 억제제라면 모두 갖는 공통 효과인지, 이나보글리플로진만의 특징적인 효과인지는 알 수 없었다. 환자 수가 적었고, 시작 시점의 렙틴 수치가 위약 그룹에서 더 높아 두 그룹의 출발선이 같지 않았다는 한계도 있었다.
후속 연구서 같은 계열 성분과 비교... 혈당 조절 효과는 비슷
이번 후속 연구는 이런 한계를 보완했다. 연구팀은 이나보글리플로진(0.3mg)과 같은 계열의 성분 다파글리플로진(10mg)을 직접 비교한 3상 임상시험 2건의 자료를 통합 분석했다. 분석 대상은 이나보글리플로진 그룹 214명, 다파글리플로진 그룹 213명으로 선행 연구의 약 2.7배다. 시작 시점 렙틴 수치도 각각 11.24µg/l, 11.23µg/l로 거의 같았다. 대상자는 메트포르민 등 기존 당뇨병 약으로 혈당 조절이 잘 되지 않던 19~80세 환자였다.
연구팀은 복용 전후 혈액 속 '아디포넥틴'과 '렙틴' 농도를 비교했다. 두 호르몬 모두 지방세포가 만드는 호르몬으로, 아디포넥틴은 인슐린 저항성을 줄이고, 염증을 줄이는 역할을 한다. 렙틴은 원래 식욕과 에너지 사용을 조절하지만, 비만이 되면 농도가 높아지면서 염증과 혈관 손상을 야기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혈당 조절 효과는 두 성분이 비슷했다. 당화혈색소는 이나보글리플로진 그룹에서 0.92%p, 다파글리플로진 그룹에서 0.87%p 떨어졌다. 체중도 각각 3.47kg, 3.28kg 줄어 큰 차이가 없었다. 아디포넥틴은 두 그룹 모두 늘었지만 그룹 간 차이는 의미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
이나보글리플로진 그룹, 렙틴 감소 폭 2배 가까이 높아
차이는 렙틴에서 나타났다. 렙틴은 이나보글리플로진 그룹에서 평균 2.08µg/l, 다파글리플로진 그룹에서 1.09µg/l 줄었다. 감소 폭이 약 2배였던 셈이다.
렙틴은 지방 감소에 따라 함께 줄어드는 호르몬이기 때문에 연구팀은 이 차이가 단순히 체중 감량에 의한 것인지도 확인했다. 그러나 체중 변화의 영향을 배제하고 다시 분석해도 렙틴 감소 폭의 차이는 유지됐다. 체중이 3% 미만으로 거의 빠지지 않은 환자들에서는 차이가 더 뚜렷했다. 이들 중 이나보글리플로진 복용자는 렙틴이 0.90µg/l 줄었지만, 다파글리플로진 복용자는 오히려 1.71µg/l 늘었다. 즉 다파글리플로진은 살이 빠진 만큼 렙틴이 줄었고, 이나보글리플로진은 체중 변화와 크게 상관없이 렙틴을 낮추는 경향을 보였다. 선행 연구에서 확인된 '체중과 별개인 렙틴 감소 효과'가 같은 계열 약과의 비교에서도 다시 나타난 것이다.
효과 원인은 인슐린 저항성 개선... 임상적 의미 확인 위해 장기 연구 필요
연구팀은 그 이유를 인슐린에서 찾았다. 인슐린은 지방세포가 렙틴을 분비하도록 자극한다. 그래서 인슐린 분비가 높아짐에 따라 렙틴의 분비도 덩달아 늘어난다. 이번 연구에서 이나보글리플로진은 소변으로 내보내는 당의 양이 더 많았고, 혈중 인슐린 수치와 인슐린 저항성 지표도 더 많이 낮췄다. 실제로 인슐린이 많이 줄어든 환자일수록 렙틴도 많이 줄어드는 경향이 확인됐다. 연구팀은 이나보글리플로진이 지방세포에 직접 작용했다기보다, 당 배출과 인슐린 감소 효과가 더 커서 이런 결과가 나왔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이 차이는 체중 변화를 보정한 뒤에도 유지됐고, 체중이 거의 줄지 않은 환자에서도 일관되게 관찰됐다"며 "체중 감소 외의 요인이 이나보글리플로진의 더 큰 렙틴 감소 효과에 기여했을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연구팀은 "이번에 관찰된 렙틴 감소 차이가 실제 임상적으로 의미가 있는지 확인하려면 심혈관 질환 발생을 지켜보는 장기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연구 기간이 24주로 짧았고, 렙틴 분석이 임상시험의 주요 목표가 아닌 탐색적 분석이었다는 점을 한계로 꼽았다.
이번 연구 결과(comparative effects of enavogliflozin versus dapagliflozin on adipokines in patients with type 2 diabetes mellitus: a pooled analysis of two randomized controlled trials: 제2형 당뇨병 환자에서 이나보글리플로진과 다파글리플로진이 아디포카인에 미치는 효과 비교: 무작위 대조 임상시험 2건의 통합 분석)는 2026년 9월 국제 학술지 '카디오바스큘러 다이아베톨로지(cardiovascular diabetology)'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