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력 저하 느끼는 노인, 운동도 부족하면?"...인지기능 저하 위험 더 높아
스스로 기억력이 크게 떨어졌다고 느끼는 노인이 신체활동까지 부족하면 인지기능 저하 위험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국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번 연구에선 주관적인 기억력 저하와 신체활동 부족이 동시에 나타날 경우, 각각의 위험요인이 미치는 영향을 단순히 합산한 것보다 더 큰 위험이 관찰됐다.
신체활동은 인지건강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예컨대 규칙적인 신체활동은 뇌혈관 건강을 유지하고 고혈압·당뇨병·비만 등 인지기능 저하와 관련된 위험요인을 관리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번 연구는 이러한 두 요인을 별도로 평가하는 데 그치지 않고, 동시에 나타날 때의 영향을 분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가톨릭대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고우림·배상혁 교수 연구팀은 지역사회에 거주하는 60세 이상 성인 703명을 대상으로 주관적 기억력 저하와 신체활동 부족이 향후 인지기능 저하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연구는 참가자들의 기억력에 대한 주관적 평가와 신체활동 수준을 조사한 뒤, 2년간 인지기능 변화를 추적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연구팀은 주관적 기억력 저하를 평가하기 위해 기억감퇴 자가평가 설문을 활용했으며, 신체활동 수준은 일상적인 활동량을 조사하는 설문으로 측정했다. 이후 치매 선별용 간이정신상태검사(mmse-ds)를 통해 인지기능 저하 여부를 평가했다.
이후 연구팀은 참가자를 △심한 주관적 기억력 저하와 신체활동 부족이 모두 없는 집단 △신체활동만 부족한 집단 △심한 주관적 기억력 저하만 있는 집단 △두 위험요인이 모두 있는 집단 등 네 그룹으로 구분했다.
분석 결과, 두 위험요인을 동시에 가진 집단에서는 인지기능 저하 위험이 각각의 요인이 독립적으로 미치는 영향을 합산해 예상한 수준보다 더 높게 나타났다. 주관적 기억력 저하만 있는 집단의 상대위험도는 1.83, 신체활동만 부족한 집단은 1.15로 나타났다. 반면 두 요인이 동시에 존재할 경우 단순 합산 이상의 상호작용 효과가 확인됐다.
두 요인의 상호작용에 따른 추가 상대위험 지표(reri)는 1.23으로 나타났다. 이는 두 위험요인이 함께 존재할 때 개별 효과의 합을 넘어서는 추가 위험이 발생함을 뜻한다. 또한 두 요인을 모두 가진 집단에서 인지기능 저하 위험 중 이 상호작용으로 설명되는 비율은 38%로 추정됐다.
연구팀은 "두 요인이 함께 존재하는 경우 인지기능 저하에 미치는 영향이 더욱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주관적 기억력 저하는 객관적인 인지기능 검사에서 뚜렷한 이상이 없더라도 본인이 이전보다 기억력이 나빠졌다고 느끼는 상태를 말한다. 나이가 들면서 흔히 경험할 수 있지만, 일부에서는 향후 인지기능 저하를 예측하는 초기 신호로 나타날 수 있다.
연구팀은 "심한 주관적 기억력 저하와 신체활동 부족의 상호작용 효과가 각 요인의 개별적인 영향보다 크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또한 향후 치매 예방 전략을 마련할 때 두 위험요인을 동시에 가진 고령자를 우선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다만 이번 연구는 관찰연구로, 신체활동 부족이 인지기능 저하를 직접 유발한다는 인과관계를 입증한 것은 아니다. 기억력과 신체활동 수준을 설문으로 평가했다는 점에서도 측정상의 한계가 있을 수 있다. 따라서 실제 신체활동을 늘렸을 때 인지기능 저하 위험이 얼마나 감소하는지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이번 연구 결과(joint effect of subjective memory impairment and physical inactivity on cognitive impairment: a 2-year follow-up study among the elderly in a korean population-based cohort study: 주관적 기억력 저하와 신체 활동 부족이 인지 기능 저하에 미치는 복합적인 영향: 한국 노인 코호트 연구를 통한 2년 추적 조사)는 '국제노년학·노인의학학술지(geriatrics & gerontology international)' 최신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