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증 수치 높을수록 심혈관질환 위험↑...48만 명 분석 결과
몸속에 만성염증이 많은 사람은 심근경색과 뇌졸중 등 심혈관질환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염증 수치가 높을수록 심장 내부 공간은 작고 심장벽은 두꺼운 경향도 확인됐다.
영국 의학연구위원회 의학과학연구소와 임페리얼칼리지런던 연구팀은 uk 바이오뱅크 참여자 48만 8,079명의 혈액검사와 심장 영상, 유전·생활환경 자료를 분석했다. 참여자의 평균 연령은 57세였으며, 심혈관질환 발생과 사망 여부를 중앙값 15.3년 동안 추적했다.
연구팀은 '글리코프로틴 아세틸', 즉 glyca라는 혈액 지표로 만성염증 수준을 평가했다. glyca는 혈액 속 여러 염증 관련 단백질의 신호를 종합해 보여주는 지표다. 이 가운데 7만 809명은 심장 자기공명영상과 심전도 자료를 이용해 심장 구조와 기능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glyca 수치가 높을수록 심장의 각 공간은 작고 좌심실 벽은 두꺼운 경향을 보였다. 심장이 이완하면서 혈액을 받아들이는 기능과 한 번 수축할 때 내보내는 혈액량도 낮았다. 반면 심박수는 증가했다.
추적 기간에는 7만 4,336명에게 주요 심혈관 사건이 발생했다. 여기에는 심근경색과 뇌졸중, 심부전, 심정지,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 등이 포함됐다. glyca 수치가 가장 높은 상위 20%는 가장 낮은 하위 20%보다 주요 심혈관 사건 위험이 43% 높았다. 전체 사망 위험도 glyca 수치가 높아질수록 증가했다.
높은 만성염증과 강하게 연관된 요인은 흡연, 몸통 부위 지방량, 심리적 고통, 낮은 사회경제적 지위였다. 우울 증상도 높은 염증 수치와 연관됐다. 반면 규칙적인 신체활동과 건강한 식단은 낮은 염증 수치와 관련이 있었다.
염증과 심장 변화가 이어지는 과정에는 인터루킨-1과 종양괴사인자 계열의 염증 단백질이 관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glyca 수치와 좌심실 내부 공간 감소 사이의 연관성 가운데 약 27%는 인터루킨-1 수용체 길항 단백질과 관련된 것으로 분석됐다. 유전적 요인도 생활환경에 따른 염증 반응과 심혈관 위험의 차이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신저자이자 연구 총괄인 영국 의학연구위원회 의학과학연구소와 임페리얼칼리지런던의 데클런 p. 오리건(declan p. o'regan) 연구자는 논문에서 "만성 전신염증은 심장 내부 공간이 작아지고, 혈액을 받아들이는 기능과 한 번에 내보내는 혈액량이 감소하는 변화와 연관됐다. 이와 함께 심박수는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고 밝혔다. 이어 "사람마다 염증과 심혈관질환 위험이 다른 데에는 타고난 유전적 특성과 흡연, 체지방, 정신건강 등 생활환경이 함께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연구는 관찰연구이므로 만성염증이 심장 변화를 직접 일으켰다는 인과관계는 확인할 수 없다. 연구팀은 지속적으로 높은 염증 수치가 장기적으로 심장 구조 변화와 심부전으로 이어지는지 확인하려면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gene-environment interactions shape cytokine-mediated inflammation and cardiovascular risk: 유전자·환경 상호작용이 사이토카인 매개 염증과 심혈관 위험에 미치는 영향)는 2026년 9월 학술지 '유럽 예방심장학 저널(european journal of preventive cardiology)'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