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피린 먹으면 치매 예방?"...유전적 특성 따라 결과 달랐다
저용량 아스피린을 복용한 일부 고령자에서 치매 발생 위험이 낮게 나타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호주 모나시대학교 등 공동연구팀이 고령자 1만 3,541명의 임상시험 자료를 분석한 결과다. 다만 이러한 차이는 특정 유전적 특성을 가진 집단에서만 확인됐으며, 주요 출혈 위험도 함께 높았다.
연구팀은 참가자에게 매일 아스피린 100mg 또는 약효 성분이 없는 위약을 투여한 'aspree' 임상시험의 기존 자료를 활용했다. 이번 분석 대상자의 평균 연령은 75세였으며, 추적 기간 중앙값은 4.6년이었다. 기존 연구에서는 전체 참가자를 대상으로 비교했을 때 아스피린의 치매 예방 효과가 확인되지 않았다. 이에 연구팀은 참가자를 유전적 특성에 따라 구분해 아스피린의 효과에 차이가 있는지 분석했다.
연구팀은 여러 유전정보를 종합해 신체 특성이나 질환에 대한 유전적 경향을 나타낸 점수 1,848개를 분석했다. 이 가운데 혈소판 수와 관련된 점수에 따라 아스피린의 효과가 다르게 나타났다. 이 점수가 높을수록 유전적으로 혈소판 수가 많아지는 경향이 강하다는 뜻이다.
연구팀은 혈소판 관련 유전 점수가 상위 20%인 집단에서 아스피린 투여군과 위약군을 비교했다. 치매 진단을 받은 비율은 아스피린 투여군이 약 1%, 위약군이 3.3%였다. 연령과 성별 등의 영향을 고려해 계산한 치매 발생 위험은 아스피린 투여군에서 약 72% 낮았다. 나머지 집단에서는 이처럼 뚜렷한 차이가 확인되지 않았다.
반면 같은 집단에서 주요 출혈이 발생한 비율은 아스피린 투여군이 4.4%로, 위약군의 2.1%보다 높았다. 연령과 성별 등의 영향을 고려한 출혈 위험은 아스피린 투여군에서 약 2.13배 높게 나타났다. 연구팀은 아스피린 투여군에서 치매 발생은 적었지만 출혈은 더 많았다며, 치매 예방에서 기대하는 이점과 출혈 위험을 함께 평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기존 임상시험 자료에서 새로운 연구 가설을 찾기 위한 탐색적 분석이다. 실제 혈소판 수나 기능을 측정한 자료는 없어, 유전적 특성에 따라 차이가 나타난 이유는 확인하지 못했다. 참가자 대부분이 유럽계였다는 점도 다른 집단에 결과를 적용하는 데 한계로 꼽혔다.
교신저자인 폴 라카즈 모나시대학교 공중보건·예방의학대학 연구자 등 연구진은 "유전정보를 활용해 아스피린의 치매 예방 효과와 출혈 위험을 평가하는 연구가 필요하다"라며 "이번 결과만으로 예방 효과를 확정할 수는 없으며, 별도의 연구를 통해 같은 결과가 나타나는지 확인해야 한다"라고 전했다.
이번 연구 결과(platelet count polygenic scores may modify the effect of aspirin in primary prevention of dementia: 혈소판 수 관련 다유전자 점수에 따라 아스피린의 치매 일차 예방 효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2026년 9월 학술지 '알츠하이머병과 치매(alzheimer's & dementia)'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