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 주사, 자주 맞아도 괜찮을까?"... 스테로이드 주사, 제대로 알고 맞아야 하는 이유 ⑧ [척추건강연구소
허리나 무릎이 아플 때 맞는 '뼈 주사'. 많은 사람들이 뼈 주사를 맞으면 통증이 사라진다고 해서 별다른 고민 없이 맞곤 한다. 하지만 이 뼈 주사의 정체는 강력한 항염제인 스테로이드로, 무분별하게 반복 사용하면 심각한 부작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 더 큰 문제는 여러 병원을 다니며 주사를 맞으면서도 정작 어떤 약을 얼마나 맞았는지 모르는 환자가 많다는 것이다. 정형외과 신병준 교수(순천향대학교 서울병원)와 함께 스테로이드 주사가 정확히 무엇인지, 언제 효과가 있는지, 그리고 왜 기록을 남겨야 하는지까지 자세히 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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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뼈 주사라고 불리는 스테로이드 주사, 정확히 어떤 치료인가요?
스테로이드의 정확한 명칭은 코티코스테로이드입니다. 이는 콩팥 위에 위치한 부신의 피질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원래 우리 몸에 정상적으로 존재하는 물질입니다. 염증을 줄이는 효과가 매우 강력해서, 이를 인위적으로 주입하면 비정상적인 염증을 빠르게 가라앉힐 수 있습니다.
척추에서 스테로이드 주사를 쓰는 대표적인 경우는 허리 디스크와 척추관 협착증입니다. 디스크가 터지면 염증 유발 물질이 쏟아지면서 주변 신경에 심한 염증을 일으키는데, 스테로이드가 들어가면 이를 중화시켜 통증이 빠르게 가라앉습니다. 염증이 가라앉으면 튀어나온 디스크 크기도 줄어들 수 있어 주사 효과가 더 좋은 편입니다. 반면 협착증은 압박으로 인한 염증이 일부 있기는 하지만 디스크처럼 염증이 주된 원인이 아니어서, 주사로 통증을 일시적으로 잡아두는 역할에 가깝습니다.
허리 주사, 목 주사 모두 스테로이드 주사인가요?
대부분 그렇다고 보시면 됩니다. 국소 마취제만 쓰는 경우도 있지만 스테로이드를 함께 쓰는 것이 효과가 훨씬 오래갑니다. 국소 마취제는 단순히 감각을 차단하는 것이라 마취가 풀리면 다시 아프지만, 스테로이드는 염증 물질 자체를 중화시키기 때문입니다. 다만 목에 주사를 놓을 때는 스테로이드 종류를 신중하게 선택해야 합니다. 입자가 있는 스테로이드는 혈관으로 잘못 들어가면 문제를 일으킬 수 있어 목에는 사용하지 않는 것이 원칙입니다. 허리에도 가능하면 입자가 없는 스테로이드를 쓰는 것이 좋습니다.
스테로이드 주사가 특히 효과적인 경우는 언제인가요?
허리만 아픈 경우보다는 엉치나 다리까지 통증이 내려오는 경우, 즉 신경근에 염증 증상이 있는 경우가 가장 좋은 적응증입니다. 허리만 아프다면 스테로이드 주사 효과가 크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척추 외에도 무릎 관절염, 어깨 충돌 증후군, 테니스 엘보 등 다양한 근골격계 질환에 폭넓게 사용됩니다. 다만 어제 무리를 했다가 오늘 아침에 갑자기 허리가 아픈 급성 통증은 대부분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좋아지는 경우가 많아, 이런 경우에는 주사가 크게 필요하지 않습니다.
스테로이드 주사를 반복해서 맞으면 어떤 위험이 있나요?
스테로이드는 조심해서 써야 하는 약입니다. 짧은 기간 적절하게 사용하면 큰 도움이 되지만, 효과가 좋다고 해서 계속 반복해서 맞다 보면 심각한 부작용이 생길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문제가 치료 과정에서 발생하는 의인성 쿠싱병입니다. 이 경우 뼈와 디스크가 심각하게 약해지고, 실제로 15년에 걸쳐 9번 수술을 받은 환자 사례도 있을 정도입니다. 한 번 문제가 생기면 연쇄적으로 다른 부위까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반복 사용에 각별히 주의해야 합니다.
스테로이드가 아닌 다른 주사 치료도 있나요?
그렇습니다. 스테로이드 없이 국소 마취제만 사용하거나, 히알루로니다아제(hyaluronidase)를 함께 쓰는 경우도 있습니다. 근육과 힘줄을 강화하는 목적으로 사용하는 프롤로 주사(prolotherapy)도 있습니다. 모든 주사 치료가 스테로이드를 포함하는 것은 아니지만, 스테로이드는 부작용 위험이 있기 때문에 특별히 주의가 필요합니다.
주사를 맞을 때 통증이 심하지 않나요? 수면 마취하고 받을 수 있나요?
대부분의 주사에는 국소 마취제가 함께 들어가 있어 생각보다 많이 아프지는 않습니다. 시술 전에 피부에 미리 국소 마취를 하고 시작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주사 치료는 통증이 심하지 않을 때 선제적으로 맞는 것이 아니라, 통증이 상당히 심해서 다른 방법으로는 안 되겠다고 판단될 때 선택하는 치료이기 때문에 수면 마취는 주사 통증을 피하기 위한 목적으로는 과한 선택입니다.
스테로이드 주사를 맞은 환자가 꼭 알아야 할 것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주사를 맞을 때 스테로이드를 사용했는지, 사용했다면 어떤 종류를 얼마나 맞았는지 반드시 기록해 두어야 합니다. 여러 병원을 다니면서 주사를 맞는 경우, 다음 병원에서 이 정보를 알지 못하면 스테로이드를 중복해서 과도하게 사용하게 되는 상황이 생길 수 있습니다. 진료받은 병원에 직접 가서 어떤 약이 들어갔는지 확인하고 기록을 가져오는 것이 좋습니다. 다른 병원으로 옮기는 것에 부담을 느끼는 분들이 많지만, 환자는 자신의 몸 상태에 따라 어디서든 치료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어떤 치료를 받았는지 정확히 알고 전달하는 것이 안전한 치료의 시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