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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탕 먹고 배 아프다" 신고 5년간 434건... 자주 먹어도 괜찮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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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원하는 재료에 얼얼한 향과 매운맛의 향신료를 넣어 끓여 내는 마라탕은 자극적인 맛으로 몇 년째 젊은 층의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메뉴다. 그러나 이 강렬한 한 그릇 뒤에는 적잖은 부담이 숨어 있다.

한국소비자원이 지난 8월 11일 발표한 국내 주요 마라탕 프랜차이즈 20개 브랜드 영양성분 조사 결과에 따르면, 마라탕 한 그릇당 나트륨 함량은 평균 5,360mg으로 1일 기준치(2,000mg)의 269.0%에 달했다. 지방 함량은 제품별로 1일 기준치의 29.6%~175.9%로 편차가 컸으며, 평균 열량은 976㎉였다. 단백질 역시 평균 53g으로 1일 기준치의 96.4%에 이르러 한 끼만으로 하루 권장 섭취량에 근접했다.

문제는 영양성분뿐만이 아니다. 자극적인 맛에 이끌려 자주 찾게 되지만, 마라탕을 먹고 난 뒤 속쓰림이나 복통, 설사를 호소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이러한 증상을 단순한 일시 반응으로 넘겨도 되는지, 원인과 대처법은 무엇인지 소화기내과 전문의 박재찬 원장(미리봄내과의원)에게 들었다.

마라탕 먹고 배 아프다는 신고 5년간 434건... 향신료·기름이 위장 공격
소비자위해감시시스템(ciss)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21년 1월~2025년 5월) 접수된 마라탕 관련 위해 정보는 총 522건으로 집계됐다. 이 중 속쓰림·복통이 358건(64.9%), 설사·구토가 76건(13.8%)으로, 두 유형을 합친 소화기계 이상이 전체의 78.7%인 434건에 달했다.

마라탕이 위장에 부담을 주는 데는 크게 두 가지 요인이 작용한다. 첫째는 향신료다. 마라 특유의 저릿하고 얼얼한 느낌은 초피나무 속 식물에 포함된 산쇼올 성분에서 비롯된다. 여기에 산초·팔각·정향 등의 다양한 향신료가 더해지면서 위장관을 직접 자극하고 장운동을 빠르게 만들어 급하게 화장실을 찾게 되는 원인이 된다.

둘째는 기름진 육수다. 박재찬 원장은 "마라탕 국물에는 상당한 양의 지방이 녹아 있는데, 지방은 위에서 머무는 시간이 길어 부담을 줄 뿐 아니라 위와 식도 사이를 조여주는 하부식도괄약근을 느슨하게 만들어 위산이 식도로 역류하기 쉽게 만든다"라고 설명했다. 박 원장은 "고지방과 향신료가 한꺼번에 위와 장을 자극하기 때문에 다른 매운 음식보다 마라탕을 먹은 뒤 유독 배가 아프다고 느끼는 분들이 많다"라고 덧붙였다.

속쓰림·복통에서 역류까지... 이런 질환 있다면 더 주의해야
마라탕을 먹는다고 해서 모든 사람에게 소화기 증상이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위장 점막의 예민도, 위산 분비량, 장내 환경, 기저 질환 유무에 따라 반응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박재찬 원장은 "역류성 식도염 환자는 향신료로 인한 위산 분비 증가와 기름진 국물로 인한 하부식도괄약근 이완이 겹쳐 가슴쓰림과 신물이 크게 악화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과민성 대장증후군 환자도 장이 자극에 매우 예민하게 반응하는 특성상 향신료와 기름기가 장운동을 급격히 항진시켜 복통과 설사를 유발하기 쉽다"라고 덧붙였다. 이 외에도 만성 위염·위궤양, 담낭 질환, 기능성 소화불량이 있는 경우에도 마라탕 섭취 후 불편감을 더 크게 느낄 수 있다.

대부분의 증상은 일시적인 위장 자극 반응으로 하루 이틀 안에 가라앉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마라탕을 먹을 때마다 반복적으로 같은 증상이 나타나거나, 2~3일이 지나도 호전되지 않는다면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혈변·심한 복통·원인 모를 체중 감소 같은 경고 증상이 동반된다면 위염· 위궤양·역류성 식도염 등의 신호일 수 있다. 이 경우 반드시 전문의를 찾아 위내시경 등 정밀 검사를 받는 것이 권고된다.

한 그릇에 나트륨 하루치 2.7배... 혈압·심혈관 건강까지 위협한다
마라탕의 영향은 소화기에 그치지 않는다. 마라탕 한 그릇에 들어있는 하루 권장량의 약 2.7배에 달하는 나트륨은 전신 건강을 위협하는 요인이 된다. 박재찬 원장은 "나트륨을 과다 섭취하면 체내 수분이 늘어 혈액량이 증가하고, 이것이 혈관 벽에 가하는 압력을 높여 혈압을 올린다"라며 "고혈압이 만성화되면 혈관이 손상되고 심근경색·뇌졸중 같은 심혈관 질환 위험이 높아지며, 장기적으로 신장 기능도 떨어뜨릴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더해 고나트륨 식습관은 위 점막을 지속적으로 자극해 만성 위염을 유발하는데, 이는 위암의 위험 요인 중 하나로도 알려져 있다. 또한 고지방 섭취가 잦으면 혈중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이 높아져 동맥경화가 진행되고, 열량 과잉으로 이어져 비만·지방간·당뇨병 위험도 함께 커진다. 결국 마라탕을 별미처럼 가끔 즐기는 것이 아니라 끼니처럼 자주 섭취하는 것은 소화기부터 심혈관·대사에 이르기까지 몸 전반의 건강을 서서히 위협하는 식습관이 될 수 있다.

재료 선택부터 먹는 순서까지... 이렇게 하면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마라탕 섭취 시에는 재료 선택만 바꿔도 위장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박재찬 원장은 "햄·소시지 같은 가공육은 나트륨과 포화지방이 높아 위장에 부담을 주고, 튀긴 재료는 지방 함량이 높아 소화를 더디게 하며 위산 역류를 부추긴다"라며 "식이섬유가 풍부한 청경채·배추·숙주나물과 단백질이 풍부한 두부·살코기·해산물 위주로 재료를 선택하고, 가공육과 튀김류는 줄이는 것이 핵심이다"라고 강조했다.

먹는 방법도 중요하다. 위장이 예민한 편이라면 매운맛 단계를 낮추는 것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다. 나트륨·지방·향신료가 많이 녹아 있는 국물은 되도록 남기고, 공복에 바로 먹기보다 채소나 요구르트로 위를 달랜 뒤 먹는 것이 위장 부담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천천히 꼭꼭 씹어 먹는 습관도 위장 부담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아울러 식후 바로 눕는 행동은 위산 역류를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마라탕 섭취 후 속이 불편하다면 충분한 수분 섭취로 탈수를 예방하고, 당분간 자극적인 음식을 피하면서 소화가 잘 되는 부드러운 음식을 소량씩 먹는 것이 좋다.

박 원장은 "마라탕을 즐기는 것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얼마나 자주, 어떻게 먹느냐가 소화기 건강을 좌우한다"라며 "자극적인 음식을 먹은 날은 다음 끼니를 담백하게 먹어 위장이 회복할 시간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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