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 심할수록 온라인 심리치료 효과 더 크다... 경증 한정 지침 재검토 필요
우울증이 심한 사람일수록 스마트폰·컴퓨터로 진행하는 온라인 심리치료에서 더 큰 효과를 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독일 베를린 샤리테 의과대학 코라 쉐프트(cora schefft) 박사 연구팀은 독일·오스트리아에서 진행된 5개 임상시험 데이터를 통합 분석해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는 현재 가볍거나 중간 정도의 우울증에만 권고되는 온라인 심리치료를 더 심한 우울증 환자에게도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근거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인터넷 기반 인지행동치료(icbt)는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를 통해 상담사 없이 또는 최소한의 지원만으로 진행하는 온라인 심리치료 프로그램이다. 언제 어디서든 접근할 수 있고 비용이 적게 들어, 치료 대기 시간이 길거나 직접 방문이 어려운 환자들에게 현실적인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다만 환자의 절반 정도는 효과를 보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어떤 환자가 이 치료에서 효과를 볼지 미리 예측할 수 있다면 치료 자원을 더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이에 연구팀은 우울증 환자 1,589명(평균 나이 41.5세, 여성 74.8%)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나이·성별·우울 증상 심각도·교육 수준·항우울제 복용 여부 등 12가지 변수를 활용한 예측 모델을 개발하고, 독립적인 임상시험 데이터로 검증했다.
분석 결과, 치료 시작 전 우울 증상이 심할수록 온라인 심리치료에서 더 많은 효과를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12가지 변수 중 '우울 증상 심각도'가 치료 효과를 결정짓는 가장 강력한 요인이었다. 한편 예측 모델을 적용해 치료 효과가 낮을 것으로 예상되는 하위 25% 환자에게 치료를 제공하지 않았을 때, 전체 결과는 오히려 나빠졌다. 예측 점수가 낮더라도 실제로 치료를 받으면 상당한 호전을 보이는 환자가 많았기 때문이다.
이번 연구는 현재 가볍거나 중간 정도의 우울증에만 온라인 치료를 권고하는 지침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근거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또한 예측 모델로 특정 환자를 선별해 치료를 제공하는 전략은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다는 점도 확인됐다. 예측 점수가 낮은 환자도 실제로는 치료 효과를 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대상을 걸러내기보다 더 많은 환자에게 치료를 제공하는 방향이 바람직하다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연구의 제1저자인 베를린 샤리테 의과대학 코라 쉐프트 박사는 "우울 증상이 심할수록 온라인 심리치료에서 더 큰 효과를 보인다는 결과는, 대면 치료를 받기 어렵거나 대기 기간이 긴 상황에서 중증 우울증 환자에게도 이 치료를 적극적으로 제공해야 한다는 근거가 된다"라며 "예측 모델로 치료 대상을 선별하기보다, 가능한 한 많은 환자에게 치료를 제공하는 방향이 전체적으로 더 나은 결과를 낳는다"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prediction of treatment benefit with internet-based cognitive behavioral therapy for depression: 우울증 인터넷 기반 인지행동치료의 치료 효과 예측)는 2026년 8월 국제 학술지 '자마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