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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의 살인자' 대장암 때문에... 추리소설 대부 '히가시노 게이고'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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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추리소설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東野圭吾·68)가 2026년 7월 23일 새벽 대장암으로 별세했다. 일본 출판사 고단샤(講談社)는 27일 공식 홈페이지에 부고를 올리고, 장례는 유족의 뜻에 따라 가족장으로 치렀다고 밝혔다.

히가시노는 1958년 오사카부에서 태어나 오사카부립대 전기공학과를 졸업한 뒤 엔지니어로 일하다가, 1985년 『방과 후(放課後)』로 제31회 에도가와 란포상을 받으며 데뷔했다. 2006년에는 『용의자 x의 헌신』으로 제134회 나오키상을 받았다. 국내에서도 『백야행』과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등이 오랜 기간 베스트셀러 자리를 지켰다. 신작 『영원한 기억(永遠の記憶)』은 8월 5일 분게이슌주(文藝春秋)에서 출간될 예정이다.

그의 사인으로 알려진 대장암은 대장(결장과 직장) 안쪽 점막에 생기는 악성 종양이다. 초기에는 뚜렷한 증상이 없어 발견이 늦는 경우가 많다. 국내에서도 2023년 기준 발생 순위 3위였고, 환자는 60대가 가장 많았다. 대장암이 왜 조용히 자라는지, 발견 시점이 결과를 어떻게 가르는지, 언제 어떤 검사를 받아야 하는지 살펴본다.

용종에서 암까지 5~10년, 통증도 막힘도 없는 구간
대장암은 상당수가 선종성 용종(adenomatous polyp), 즉 암으로 바뀔 수 있는 양성 혹에서 시작한다. 용종이 암으로 진행하기까지는 통상 5~10년이 걸린다. 그사이 대장내시경으로 용종을 떼어내면 암 발생 위험을 크게 낮출 수 있다. 대한대장항문학회는 용종을 완전히 제거할 경우 대장암 위험이 최대 75%까지 줄어드는 것으로 본다.

문제는 이 5~10년이 대체로 조용하다는 점이다. 가정의학과 전문의 봉아라 원장(리셋의원)은 "대장암은 초기에 장 안쪽 점막에서 천천히 자라기 때문에 통증이나 뚜렷한 막힘이 잘 생기지 않아 증상이 거의 없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대장의 구조도 증상을 가린다. 봉 원장은 "대장은 안쪽 공간이 비교적 넓어 종양이 어느 정도 자라도 통로가 쉽게 막히지 않는다"며 "특히 오른쪽 대장(맹장·상행결장)은 변이 아직 묽은 상태로 지나는 구간이라 막힘 증상이 잘 생기지 않고, 출혈이 있어도 양이 적으면 모르는 채 지나가 원인 모를 빈혈이나 피로로 먼저 나타나기도 한다"고 말했다.

반면 변이 단단해진 뒤 지나는 왼쪽 대장(하행결장·에스결장)과 직장은 배변 습관 변화나 변이 가늘어지는 증상이 비교적 이르게 나타난다. 봉 원장은 "증상이 생겼을 때는 이미 어느 정도 진행된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생존율, 국한 94.9%·원격 전이 20.4%... 6명 중 1명은 전이 뒤 진단
발견 시점은 결과를 크게 가른다. 국가암정보센터의 요약병기별 5년 상대생존율을 보면, 2019~2023년 진단된 대장암 환자 가운데 암이 대장을 벗어나지 않은 '국한' 단계에서 발견된 경우 생존율은 94.9%였다. 주위 장기나 림프절로 번진 '국소 진행' 단계는 82.4%, 다른 부위로 옮겨간 '원격 전이' 단계는 20.4%로 떨어졌다. 국한 단계와 견주면 약 4.7배 차이다. 같은 기간 진단 시점 분포는 국한 39.0%, 국소 진행 38.8%, 원격 전이 16.0%였다. 6명 중 1명꼴로 전이가 진행된 뒤에야 진단을 받은 셈이다.

위험을 높이는 요인은 비교적 잘 알려져 있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2015년 가공육을 1군 발암물질로, 붉은 고기를 2a군으로 분류했다. iarc가 인용한 10개 연구 분석에서는 가공육 섭취를 하루 50g 늘릴 때마다 대장암 위험이 약 18% 높아졌다. 이 밖에 음주와 흡연, 복부 비만, 신체활동 부족, 가족력도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다만 특정 요인 하나가 단독으로 작용하기보다 여러 요인이 겹쳐 위험을 키우는 것으로 본다.

50세 분변잠혈검사 vs 45세 대장내시경, 가족력 있으면 40세
현재 국가암검진은 만 50세 이상 남녀에게 1년마다 분변잠혈검사를 받도록 하고, 이상 소견이 나오면 대장내시경 등으로 확인한다. 반면 국립암센터가 2025년 11월 개정한 대장암 검진 권고안은 45~74세 성인에게 10년 간격 대장내시경 또는 1~2년 간격 대변면역화학검사를 권한다.

가족력이 있으면 기준이 달라진다. 대한대장항문학회는 부모나 형제 중 대장암 환자가 있으면서 발병 연령이 55세 이하이거나, 부모·형제 가운데 2명 이상이 대장암인 경우 40세부터 5년 간격으로 대장내시경을 받도록 권한다.

검진 연령과 무관하게 진료를 권하는 신호도 있다. 국가암정보센터는 대장암의 주요 증상으로 배변 습관 변화, 설사나 변비, 배변 후에도 변이 남은 듯한 느낌, 선홍색이나 검붉은 혈변 또는 점액변, 가늘어진 변, 복통과 복부 팽만, 체중·근력 감소, 피로감을 꼽는다. 이런 증상이 있다면 검진 주기가 돌아오지 않았더라도, 45세 이전이라도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다만 이런 신호는 대체로 병이 어느 정도 진행한 뒤에야 나타난다. 증상이 생기기를 기다렸다가 확인하는 방식으로는 조기 발견이 어렵다는 뜻이다. 봉아라 원장은 "주기적인 검진을 통해 초기에 발견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검사 시작 시점과 간격은 나이와 가족력, 기저질환에 따라 달라지는 만큼 의료진과 상담해 정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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