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자주 본 중년, 24년 후 뇌가 쪼그라들었다..."치매 위험 부위까지"
여가 시간에 tv를 자주 본 사람은 약 24년 뒤 전두엽과 후두엽, 알츠하이머병 관련 뇌 영역의 부피가 더 작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반면 직장에서 주로 앉아서 업무를 본 사람은 뇌 부피가 줄어들지 않고 본래 구조를 잘 유지한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 등 공동 연구팀은 치매가 없는 성인 1,712명을 대상으로 중년기의 좌식 행동과 노년기 뇌 구조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이번 연구는 단순히 앉아 있는 총 시간이 아니라 행동 맥락, 즉 앉아서 무엇을 하는지가 뇌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연구 대상자는 첫 조사 당시 평균 53세였으며, 약 24년 뒤 뇌 자기공명영상 검사를 받을 당시 평균 연령은 76세였다. 연구팀은 대상자들의 좌식 행동을 평가하기 위해 텔레비전 시청과 직장에서 앉아 있는 빈도를 '전혀 안 함'부터 '매우 자주'까지 다섯 단계로 나누어 묻는 설문지를 활용했다.
이후 연구팀은 참가자들의 뇌 겉면인 피질과 피질하 구조, 뇌 백질 고신호병변 부피를 측정했다. 뇌 백질 고신호병변은 뇌의 작은 혈관에 문제가 생겼음을 보여주는 지표로, 인지 기능 저하와 치매 위험을 알리는 중요한 신호로 평가된다.
분석 결과, 텔레비전을 매우 자주 시청하는 사람들은 알츠하이머병과 관련된 뇌 부위를 포함해 전두엽과 후두엽의 부피가 유의미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직장에서 업무를 보며 항상 앉아 있다고 답한 그룹은 뇌 백질 고신호병변 부피가 더 작았으며, 두정엽과 후두엽 등의 뇌 부피는 상대적으로 컸다.
연구팀은 이러한 착석 중 어떤 활동을 하는지의 차이에 주목했다. 텔레비전 시청은 두뇌를 거의 쓰지 않는 수동적인 휴식인 반면, 직장에서 앉아 있는 시간에는 글 읽기나 문제 해결처럼 뇌를 지속적으로 자극하는 인지 활동이 동반한다. 이는 앉아 있는 동안 두뇌를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뇌 구조 보존에 영향을 줄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는 성별에 따라서도 차이를 보였다. 남성은 텔레비전 시청 빈도가 높을수록 전두엽, 측두엽, 두정엽 등 다수의 뇌 부위에서 광범위한 위축이 나타났다. 반면 여성은 텔레비전 시청이나 직장에서 앉아 있는 행동과 뇌 부피 변화 사이에 뚜렷한 연관성이 나타나지 않았다.
연구팀은 남성이 여성보다 텔레비전 시청과 같은 수동적인 활동을 중간에 끊지 않고 장시간 지속하는 경향이 있어 뇌혈관 등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이 더 크게 나타난 것으로 해석했다.
이번 연구의 교신저자인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 생물과학부 나탄 페터 연구원은 "모든 앉아 있는 행동이 동일한 위험을 수반하는 것은 아니므로, 인지적 요구가 적은 활동 시간을 줄이는 방향으로 공중보건 전략을 세워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다만 연구팀은 이번 결과가 하루 평균 좌식 시간을 정밀하게 측정한 것이 아니라 참가자 스스로 인지하는 주관적 빈도를 기준으로 삼은 점을 연구의 한계로 지적했다.
이번 연구 결과(associations of distinct sedentary behaviors with cortical, subcortical, and white matter hyperintensity volumes: evidence from the aric study|특정 좌식 행동과 대뇌 피질, 피질하 및 백질 고신호병변 부피의 연관성 : aric 연구의 증거)는 2026년 5월 '알츠하이머 앤 디멘시아(alzheimer's & dementia)'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