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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대야가 부르는 만성피로, 방치하면 대상포진까지... 여름철 면역력 지키는 방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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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사는 직장인 김모(35) 씨는 요즘 열대야 탓에 매일 밤 잠을 설치기 일쑤다. 새벽에도 좀처럼 열기가 가시지 않아 뒤척이다 겨우 잠들었다가도 한두 시간 만에 다시 깨는 날이 반복된다. 잠이 부족한 날들이 쌓이자 아침에 일어나도 개운함은커녕 온몸이 무겁고, 낮에는 정신이 멍한 느낌마저 든다. 단순히 더위 때문이려니 넘겼지만, 요즘 들어 부쩍 잔병치레가 늘고 피로가 좀처럼 풀리지 않아 걱정이 커지고 있다.

이처럼 연일 이어지는 폭염과 열대야로 수면의 질 저하와 함께 만성 피로·면역력 저하를 호소하는 환자들이 급증하고 있다. 특히 밤낮 없는 더위에 우리 몸의 1차 면역 방어선이 무너지면 잦은 감기는 물론 대상포진, 헤르페스 감염 등 다양한 질환에 노출될 위험이 커진다. 전문가와 함께 여름철 면역 저하가 부르는 질환과 위험 신호를 짚어보고, 체력 증진에 필요한 일상 속 영양·생활 수칙을 알아본다.

아침에 개운하지 않고, 면역 질환 지속되면 위험 신호
가정의학과 전문의 이상욱 원장(인천참사랑병원)은 여름철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가장 흔하게 호소하는 증상으로 아침에 일어나도 개운하지 않은 느낌과 지속되는 피로감을 꼽았다. 이 원장은 "구내염이 이전보다 자주 나타나거나, 여름인데도 감기에 자주 걸리고 잘 낫지 않는다면 원인이 피로일 수 있다"고 말했다. 별다른 이유 없이 자주 짜증이 나거나 집중력이 떨어지는 것도 초기 면역 저하의 신호로 볼 수 있다.

이 원장은 "이러한 증상이 한두 가지만 나타난다고 해서 무조건 면역 저하로 의심할 수는 없지만, 여러 증상이 겹쳐서 나타나고, 피로가 2~3주 이상 계속되는데도 회복되지 않는다면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충분히 쉬었다고 느끼는데도 무기력이 이어지거나, 평소 앓던 질환이 오히려 악화되거나, 대상포진·단순포진이 반복된다면 몸이 스스로 회복하기 어려운 상태일 수 있으므로 병원을 찾아 다른 질환 여부를 감별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

"수면 부족·극심한 온도 차, 자율신경계에 부담"
무더위로 잠을 설치는 날이 이어지면 우리 몸의 면역 체계에도 변화가 생긴다. 이상욱 원장은 "잠은 단순히 몸이 쉬는 시간이 아니라 면역 체계가 회복되는 시간으로, 그날의 손상을 복구하고 다음 날의 방어 태세를 갖추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열대야로 깊은 잠을 자지 못하는 상태가 며칠간 유지되면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를 찾아 제거하는 nk세포(자연살해세포)의 활성도가 급격히 낮아지게 된다. 이 원장은 "동시에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솔 수치가 높아지면서 몸이 만성적인 염증 상태가 되고, 바이러스가 침투했을 때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상태에 놓이게 된다"고 덧붙였다.

여름철 잦은 냉방으로 인한 실내외 온도 차도 면역력에 영향을 준다. 우리 몸은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이 균형을 맞추며 혈관을 수축·이완해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한다. 이 원장에 따르면, 냉방으로 체온보다 낮은 온도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면 자율신경계가 체온을 조절하기 위해 그만큼 과부하가 걸리게 된다. 자율신경계에 과부하가 누적되면 균형이 무너지고, 코티솔 분비가 교란되면서 결국 면역 반응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감기부터 대상포진까지, 방치하면 회복 더뎌져
면역력이 떨어졌을 때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것은 감기와 같은 호흡기 감염이다. 이와 함께 몸속에 잠복해 있던 바이러스가 약해진 면역력을 틈타 활동을 재개하며 대상포진이나 헤르페스 같은 질환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이상욱 원장은 "어릴 때 앓았던 수두 바이러스가 신경절에 잠복해 있다가 면역력이 약해진 틈을 타 다시 활성화되면 대상포진으로 나타난다"며 "입술 주변에 물집이 잡히는 단순 헤르페스 감염도 같은 원리로 재발이 잦다"고 말했다. 이 밖에 여름철 장염이나 방광염이 자주 재발하거나, 알레르기 비염·아토피 피부염 등 기존 질환이 악화되는 경우에도 면역 균형이 약해졌다고 볼 수 있다.

문제는 이러한 신호를 '며칠 쉬면 낫겠거니'하며 가볍게 넘기다가 증상이 악화된 뒤에야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이 원장은 "방치된 상태가 이어지면 몸이 만성적인 염증 상태에 노출돼 회복력이 약해진다"며 "반복되는 만성피로를 단순 피로로만 여기다 빈혈이나 갑상선 질환, 당뇨 등 유사한 증상을 일으키는 다른 질환을 놓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대상포진은 초기에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면 완치된 뒤에도 몇 달에서 몇 년까지 이어지는 대상포진 후 신경통으로 고생할 수 있어 초기 진료가 중요하다.

비타민 b·단백질 챙기고, 채소·과일로 수분 채워야
이러한 증상을 예방하려면 평소 면역력을 뒷받침하는 영양소를 챙기는 것이 중요하다. 비타민 b군은 섭취한 음식물을 에너지로 만드는 데 필요한 영양소이지만, 수용성이라 땀이나 소변으로 쉽게 빠져나가 여름철 유독 부족해지기 쉽다. 이상욱 원장은 "땀을 많이 흘리는 여름에는 비타민 b군이 쉽게 부족해지기 쉬운 영양소"라며 "연료가 떨어진 자동차가 달릴 수 없듯, 체내 비타민 b군이 고갈되면 피로가 누적되고 면역 반응도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비타민 b군은 여러 종류가 함께 작용하며 면역세포가 정상적으로 기능하도록 돕는 조효소 역할을 한다. 비타민 b6는 림프구 생성에 관여해 항체 생성과 t세포 면역 반응에 중요하고, 엽산(b9)과 비타민 b12는 dna·rna 합성에 필수적이어서 면역세포 증식에 반드시 필요하다. 비타민 b1·b2·b3는 탄수화물·지방·단백질을 에너지로 전환해 면역세포는 물론 근육과 뇌에 필요한 에너지를 공급한다.

비타민 b군 못지않게 여러 영양소를 균형 있게 섭취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 원장은 "우리나라는 탄수화물 섭취는 많은 반면 단백질 섭취는 부족한 편"이라며 "여름철에는 단백질 섭취에 조금 더 신경 쓰고 비타민 b군을 보충하면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단백질을 보충하려면 고등어·연어 등 생선, 닭가슴살, 계란, 두부를 챙기는 것이 좋고, 밥은 백미보다 잡곡밥이나 현미처럼 비타민 b가 풍부한 통곡물로 섭취하는 것이 권장된다.

여기에 오이·토마토 등 제철 채소와 수분·미네랄을 보충할 수 있는 과일을 곁들이면 부담 없이 필요한 영양소를 채울 수 있다.다만 더위에 지쳐 한 끼를 음료나 과일로만 때우는 식습관은 오히려 영양소 보급에 도움이 되지 않으니 피하는 것이 좋고, 충분한 수분 섭취도 함께 병행해야 한다..

충분한 수면과 규칙적인 생활습관으로 '면역력' 지켜야
여름철 면역력을 지키기 위해 가장 중요한 한 가지를 꼽는다면 역시 수면이다. 이상욱 원장은 "면역 체계는 결국 수면을 통한 회복"이라며, "충분히 잠을 자지 못하거나 얕은 잠에서 반복적으로 깨면 면역계가 충분히 회복하지 못해 만성 피로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숙면을 위해서는 자기 전 스마트폰 사용을 줄이고 과식을 피하며, 방 안 온도를 본인에게 맞는 수준으로 조절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여름철 잦은 음주는 수면의 질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될 수 있어 가급적 줄이는 것이 좋다.

이 원장은 "비타민 b군을 비롯해 면역 관련 영양소를 적절히 보충하는 식사가 필요하다"며, "피곤하더라도 규칙적인 근력·유산소 운동으로 노폐물을 배출하면 면역 체계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무더운 여름, 내 몸이 보내는 신호를 미리 점검하고 대비한다면 건강하게 여름을 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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