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하는 사람들은 뭐가 달랐을까?...'이 성향' 강하고 취미 활동도 많았다
건강하게 장수하는 노인들은 새로운 경험을 받아들이는 성향이 강하고, 다양한 취미활동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들은 다른 또래 노인보다 스트레스에 대처하는 능력과 감정을 이해하고 조절하는 능력도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탈리아 칼리아리대학(university of cagliari) 연구팀은 사르데냐(sardinia) 섬 장수 마을로 꼽히는 '블루존'에 거주하는 노인을 대상으로 인지기능, 성격, 건강 관련 삶의 질을 평가한 결과, 이같은 사실을 밝혀냈다.
이탈리아 서쪽 지중해에 위치한 사르데냐는 에메랄드빛 바다와 고대 유적이 어우러진 유럽 최고의 휴양지로 알려져 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단순히 장수인들의 오래 사는 비결을 밝혀냈다기 보다, 건강하게 나이 드는 사람들에게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심리적 특성을 확인하는 데 의미가 크다.
연구는 평균 연령 80.1세의 노인 125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참가자는 블루존 거주자와 인근 일반 농촌 지역 거주자로 구성됐다. 연구팀은 첫째, 노년기의 다섯 가지 성격 특성(개방성·성실성·친화성·외향성·신경증 성향)이 건강 관련 삶의 질(hrqol)과 심리적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봤다. 그리고, 블루존에 거주하는 노인과 인근 일반 농촌 지역에 거주하는 노인의 성격과 삶의 질, 심리적 특성에 차이가 있는지 비교했다.
분석 결과, 새로운 경험을 즐기고 호기심이 많은 '개방성(openness)'이 높은 사람일수록 심리적 웰빙 수준이 높고, 스트레스에 적응하는 능력도 우수했다. 또한 독서나 운동, 모임 등 인지적·신체적 활동을 더 많이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정서적으로 불안정한 성향인 '신경증 성향(neuroticism)'이 높을수록 건강 관련 삶의 질은 낮았다. 스트레스에 잘 대처하는 사람일수록 삶의 질도 더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지역별 비교에서도 차이가 나타났다. 블루존에 거주하는 노인들은 일반 지역 노인보다 개방성 점수가 더 높았고, 스트레스 대처 능력과 감정 조절 능력도 우수했다. 취미활동 시간 역시 블루존 노인이 주당 평균 11.3시간으로 일반 지역 노인(6.8시간)보다 약 66% 길었다. 다만 건강 관련 삶의 질 자체는 두 집단 간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연구팀은 이러한 결과가 특정 성격 하나가 장수를 만든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오히려 "새로운 활동에 열린 태도와 스트레스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능력이 사회활동과 취미생활을 지속하도록 돕고, 이것이 건강한 노년을 유지하는 데 긍정적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마치 운동을 꾸준히 하는 사람이 체력이 좋아지는 것처럼, 사람들과 어울리고 새로운 활동을 이어가는 생활방식이 심리적 건강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연구의 교신저자인 마리아 키아라 파스타메(maria chiara fastame) 칼리아리대 심리학과 교수는 "적응적인 성격 특성과 효과적인 스트레스 대처 능력이 더 활동적인 생활방식을 촉진하며, 이는 건강하게 나이 드는 데 중요한 기전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사회적·인지적으로 활발한 활동을 유지하는 것이 노년기의 심리적 건강을 지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연구진은 이번 연구가 특정 시점만 비교한 관찰연구이므로 성격이 장수를 직접 만든다고 결론 내릴 수는 없다고 밝혔다. 또한 연구 대상이 사르데냐 농촌 지역 노인 125명으로 제한돼 있어 다른 국가나 도시 지역에도 동일한 결과가 적용되는지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 결과(health related quality of life and personality characteristics for aging well: evidence from the sardinian blue zone: 건강 관련 삶의 질과 건강한 노화를 위한 성격 특성: 사르디니아 블루존 사례 연구)는 2026년 7월 국제학술지 '응용긍정심리학(international journal of applied positive psychology)'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