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생존자, 심뇌혈관질환 위험 낮추는 7가지 식단... "최대 37% 낮아"
암을 이겨낸 사람일수록 평소 식단에 더 신경 써야 심뇌혈관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중국 광저우 쑨얏센대학교 연구팀은 암 진단을 받은 적이 있는 사람 8,716명을 12년 넘게 추적해, 지중해식 같은 건강한 식습관을 잘 지키는 사람일수록 심장병이나 뇌졸중에 걸릴 위험이 낮아진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는 특정 한 가지 완벽한 식단이 아니라 여러 건강한 식습관 중 어떤 것을 택해도 심뇌혈관질환 예방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을 대규모 코호트 자료로 입증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연구팀은 암 진단을 받았지만 심장병이나 뇌졸중은 앓은 적이 없는 성인 8,716명을 분석 대상으로 삼았다. 이 중 유방암, 전립선암, 대장암을 앓았던 사람이 가장 많았다. 참가자들은 하루 동안 무엇을 먹었는지 기록하는 온라인 설문에 여러 차례 참여했고, 연구팀은 이 기록을 바탕으로 지중해식, 고혈압 예방 식단(dash), 건강한 채식 위주 식단 등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8가지 '건강한 식단 점수'를 계산했다. 이후 평균 12년 넘게 추적하며, 심장병, 심부전, 뇌졸중을 합친 '심뇌혈관질환'이 새로 생기는지, 전체 사망률은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비교했다. 나이, 성별, 비만도, 흡연, 기존 당뇨병 여부 등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은 모두 통계적으로 보정했다.
분석 결과, 8가지 식단 중 7가지에서 건강한 식단을 더 잘 지킬수록 심뇌혈관질환 위험이 뚜렷하게 낮아지는 경향이 확인됐다. 식단을 가장 잘 지킨 그룹은 가장 못 지킨 그룹보다 심뇌혈관질환 위험이 지중해식 기준 28%, 고혈압 예방 식단 기준 35%, 종합 건강식단지수 기준으로는 37%까지 낮았다. 반면 8가지 식단 중 유일하게 '건강한 저탄수화물 식단'만은 심뇌혈관질환 위험과 뚜렷한 관련이 없었다. 음식별로 보면 채소, 통곡물, 콩류, 해산물, 유제품, 과일을 많이 먹을수록 심뇌혈관질환 위험이 낮았고, 반대로 튀긴 음식, 붉은 고기, 단 음료, 디저트를 많이 먹을수록 위험이 높았다. 45세를 기준으로 계산했을 때, 건강한 식단을 가장 잘 지킨 그룹은 가장 못 지킨 그룹보다 기대수명이 최대 3.3년 더 긴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건강한 식단이 심뇌혈관질환 위험을 낮추는 기전으로 복부 비만 감소와 생물학적 노화 속도 둔화를 꼽았다. 실제 분석 결과, 이 두 요인이 건강한 식단과 심뇌혈관질환 위험 감소 사이의 연관성 일부를 설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암 생존자가 치료 과정에서 대사 이상이나 만성 염증을 겪어 심혈관 위험이 가중될 수 있는 만큼, 이런 식단 관리가 일반인보다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를 이끈 쑨얏센대학교의 가오칭위안(qing-yuan gao) 박사는 "암 생존자에게 심뇌혈관질환은 암 자체만큼이나 중요한 사망 원인이 됐다"라며 "암 치료가 끝난 뒤 심뇌혈관 관리에 식단 관리를 바로 포함시켜야 하며, 영양사가 환자의 상태와 생활습관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맞춤 식단 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결과(healthy dietary patterns and incident cardiovascular disease in cancer survivors: a prospective cohort study: 암 생존자에서 건강한 식단과 심혈관질환 발생: 전향적 코호트 연구)는 2026년 10월 국제 학술지 '미국심장학회 심장혈관학술지(jacc: advances)'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