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치료제로 급하게 뺀 살, 몸에는 부담"... 다이어트 중 주의해야 할 건강 문제 3가지
glp-1 계열 비만치료제가 대중화되고 고단백 식단이 다이어트의 기본 공식처럼 자리 잡으면서, 체중을 얼마나 빨리 줄이느냐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하지만 체중계 숫자가 빠르게 내려간다고 해서 반드시 건강하게 살이 빠지고 있다는 뜻은 아니다. 급격한 체중 감량은 담석 위험을 높이고, 비만치료제나 식단 변화는 소화불량을 유발할 수 있다. 식사량이 줄면서 영양소가 부족해지면 피로가 나타나기도 한다. 다이어트 중 놓치기 쉬운 세 가지 건강 문제와 관리 원칙, 도움이 될 수 있는 성분을 살펴본다.
급격한 체중 감량, 담석 위험 높여... udca 도움 될까?
다이어트 중 가장 주의해야 할 문제 중 하나는 담석이다. 특히 glp-1 계열 비만치료제 사용과 담낭·담도 질환 위험 사이의 연관성이 연구를 통해 보고되면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가정의학과 전문의 이진복 원장(닥터리가정의학과의원)은 "glp-1 계열 비만치료제는 임상시험과 시판 후 조사에서 췌장염, 담낭염, 담석 같은 문제가 보고된 바 있다"며 "담낭 관련 이상은 약으로 체중이 빠르게 줄어드는 것과 약물이 담낭의 움직임을 둔하게 만드는 작용이 맞물린 결과로 본다"고 설명했다.
다만 담석은 비만치료제를 사용하지 않아도 발생할 수 있다. 이 원장은 "감량 방법과 관계없이 다이어트 자체만으로도 담석이 발생할 수 있다"며 "짧은 기간에 체중이 급격하게 감소할수록 그 위험도가 함께 올라간다"고 말했다.
급격한 체중 감소는 담즙의 콜레스테롤 농도를 높이고 담낭의 배출 기능을 떨어뜨려 담석이 생기기 쉬운 환경을 만든다. 감량 속도뿐 아니라 감량 폭도 영향을 미친다. 이 원장은 "콜레스테롤이 많아진 담즙이 담낭 안에 오래 머무르면 그 안에서 돌이 만들어질 수 있다"며 "빠른 속도로 감량한 경우뿐 아니라 처음 체중의 4분의 1이 넘게 빠질 정도로 감량 폭이 큰 경우에도 같은 기전이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담석이 생겨도 특별한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다. 다만 기름진 음식을 먹은 뒤 오른쪽 윗배에 통증이 반복된다면 담낭 상태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이 원장은 "이런 증상이 되풀이된다면 초음파 검사로 담낭 상태를 확인해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권했다.
담석 예방의 기본은 무리한 감량을 피하고 규칙적으로 식사하는 것이다. 여기에 특정 고위험군에서는 udca(우르소데옥시콜산) 사용을 고려할 수 있다. udca는 사람의 담즙에도 소량 존재하는 담즙산의 일종으로, 담즙 내 콜레스테롤 포화도를 낮춰 콜레스테롤 담석 형성을 억제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이 원장은 "udca는 담즙의 콜레스테롤 농도가 올라가는 것을 막는 한편, 담즙을 내보내는 담낭의 운동 기능이 떨어진 상태를 바로잡아 담즙이 고이지 않게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udca가 모든 다이어트 환자에게 필요한 것은 아니다. 이미 생긴 담석을 모두 녹일 수 있는 것도 아니며, 담석의 종류와 크기, 담낭 기능 등에 따라 효과가 달라진다. 따라서 복용 여부는 개인의 담석 위험 요인과 건강 상태를 고려해 의료진과 상의하는 것이 좋다.
비만치료제·고단백 식단에 속 더부룩하다면... 원인부터 확인해야
다이어트 중 흔히 겪는 또 다른 불편은 소화불량이다. 식사량이 줄면 소화 부담도 덜할 것 같지만, glp-1 계열 비만치료제의 작용이나 고단백 위주의 식단은 오히려 메스꺼움과 복부팽만을 유발할 수 있다. 비슷한 증상이라도 원인이 다른 만큼 관리 방법도 달라져야 한다.
glp-1 계열 비만치료제는 위 배출을 늦춰 포만감을 오래 유지하도록 돕는다. 이 과정에서 음식물이 위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져 더부룩함이나 메스꺼움, 잦은 트림 등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치료 초기나 용량을 늘리는 과정에서 이러한 위장관 증상이 발생하기 쉽다.
이때는 한 번에 많은 양을 먹기보다 식사량을 나누고, 기름진 음식과 과식을 피하는 것이 기본이다. 증상이 지속된다면 처방 의사와 약물 용량이나 증량 속도를 상의해야 한다.
소화효소제도 증상과 원인에 따라 고려할 수 있다. 디아스타제, 프로테아제, 리파아제 등은 각각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의 분해를 돕는 효소다. 일반적인 소화효소제는 '장용정'으로 장에서만 소화하지만, 일부 다층정 소화제는 위와 장에서 단계적으로 성분이 방출되도록 설계돼 있다. 특히 glp-1 계열 비만치료제는 위배출이 늦어지는 특징에 따라, "위에서부터 소화하는 소화효소제"가 유리할 수 있다.
일부 환자들 중에는 소화효소제 복용 시, glp-1의 포만감 유지 기전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생각하여, 무심코 참는 경우도 있다. 소화효소제와 glp-1의 직접적인 임상결과는 존재하지 않지만, 소화효소제는 직접적으로 위장관의 근육운동에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전신 흡수되는 제제가 아닌 위장관내 국소적으로만 작용하므로 독립적인 기전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증상에 따라 적절히 의사/약사와 상의하여 복용하는 방법도 있다.
또한, 복부팽만이나 가스가 주된 증상이라면 시메티콘 성분을 고려할 수 있다. 시메티콘은 소화관 내 가스 거품의 표면장력을 낮춰 가스 배출을 돕는 성분이다. glp-1 계열 비만치료제는 위배출 지연 및 위장관 운동에 변화를 일으켜 더부룩함과 복부팽만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시메티콘이 들어있는 소화효소제를 적절히 복용한다면 glp-1 계열 비만 치료제로 인한 더부룩함, 가스참 증상을 완화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한편 고단백 식단을 유지하면서 속이 더부룩하다면 단백질 섭취량과 식사 구성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한 번에 많은 양의 단백질을 먹거나 지방이 많은 식품과 함께 섭취하면 소화 부담이 커질 수 있다. 단백질 보충제에 포함된 유당이나 당알코올 등도 개인에 따라 가스와 설사를 유발할 수 있다.
이럴 때는 단백질을 한 끼에 몰아 먹기보다 나누어 섭취하고, 보충제의 원료와 첨가 성분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단백질 분해효소인 프로테아제나 브로멜라인을 함유한 제품도 있지만, 일반적인 고단백 식사로 인한 더부룩함에 얼마나 효과적인지는 근거가 제한적이다. 증상이 반복된다면 소화효소제에 의존하기보다 식단과 원인을 먼저 점검해야 한다.
적게 먹고 쉽게 지친다면... 비타민b군 등 미량영양소 부족 확인
다이어트 중 평소보다 쉽게 지치거나 피로가 오래간다면 단순히 운동량이 늘었기 때문만은 아닐 수 있다. 식사량 감소로 열량과 필수 영양소를 충분히 섭취하지 못하는 것도 원인이 될 수 있다.
2025년 미국생활습관의학회(aclm), 미국영양학회(asn), 미국비만의학회(oma), 미국비만학회(tos)는 glp-1 치료 환자의 영양관리에 관한 공동 자문을 발표했다. 자문에 따르면 glp-1 치료 중 섭취 열량이 16~39% 감소할 수 있으며, 이에 따른 비타민과 미네랄 부족에 주의해야 한다. 특히 비타민b1·b12·c와 아연 등을 비롯한 미량영양소를 충분히 섭취할 것을 권고했다.
이 가운데 비타민b군은 섭취한 탄수화물과 지방, 단백질을 에너지로 활용하는 대사 과정에 관여한다. 비타민b1은 탄수화물 대사에, 비타민b6는 아미노산 대사에, 비타민b12는 정상적인 신경 기능과 적혈구 생성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러한 영양소가 부족하면 피로나 무기력감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영양소 결핍은 피부와 모발에도 영향을 미친다. 미국 국립보건원(nih)에 따르면 비타민b6가 부족하면 피부염이나 입술·혀의 염증이 나타날 수 있고, 비오틴(비타민b7)과 아연 결핍은 탈모나 피부 이상과 관련이 있다.
비타민b1 보충 시에는 성분별 흡수 특성도 살펴볼 수 있다. 일부 약동학 연구에서는 비타민b1 유도체인 벤포티아민이 다른 유도체보다 높은 생체이용률을 보인 것으로 보고됐다. 다만 흡수율이 높다는 사실이 곧 피로 개선 효과가 더 크다는 의미는 아니므로, 제품 선택에서는 결핍 여부와 필요한 용량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식사를 통해 영양소를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다. glp-1 계열 비만치료제를 사용하거나 식사량을 크게 줄이는 경우에는 단백질뿐 아니라 채소와 과일, 통곡물 등 다양한 식품을 고루 섭취해야 한다. 필요에 따라 의료진과 상담해 비타민b군을 비롯한 비타민·미네랄 보충을 고려할 수 있다.
체중 감량 속도만큼 중요한 것은 몸의 변화
다이어트의 목표는 단순히 체중계 숫자를 줄이는 데 그치지 않는다. 무리한 감량을 피하고 규칙적인 식사와 균형 잡힌 영양 섭취를 유지하는 것이 건강한 체중 관리의 기본이다.
특히 감량 중 오른쪽 윗배 통증이 반복되거나 소화불량이 지속되고, 평소와 다른 심한 피로가 나타난다면 단순한 다이어트 후유증으로 넘겨서는 안 된다. 관련 성분을 활용할 때도 증상과 개인의 건강 상태에 맞춰 의료진과 상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