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고비·마운자로, 보험 적용될까?"... 효과와 작용 원리, 급여 기준까지 ⑧ [당뇨병체크아웃]
'위고비'와 '마운자로'는 이제 비만 치료의 상징처럼 통한다. 하지만 이 약물의 출발점은 체중 감량이 아니라 당뇨병 치료였다. 혈당을 낮추기 위해 개발된 glp-1 계열 약물이 체중까지 크게 줄이는 효과를 보이면서, 당뇨병과 비만을 따로 보던 기존 치료의 경계도 빠르게 허물어지고 있다.
이 변화가 주목되는 이유는 단순히 '살 빠지는 약의 등장' 때문만은 아니다. 체중 감소가 혈당 조절과 당뇨병 위험을 낮추는 데 얼마나 중요한지를 약물 치료가 다시 한번 보여줬기 때문이다. 실제로 glp-1 계열 약물은 식욕과 포만감, 인슐린 분비 등 여러 경로에 작용하며 체중과 혈당을 동시에 낮춘다.
다만 효과만큼 풀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높은 약값과 제한적인 급여 적용, 장기 치료에 따른 비용 부담은 여전히 현실적인 장벽이다. glp-1 계열 약물은 어떻게 체중과 혈당을 동시에 조절하는지, 당뇨병 치료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지, 그리고 약물에만 의존하지 않고 실천할 수 있는 관리법은 무엇인지 대한당뇨병학회 언론·홍보이사 박철영 교수(강북삼성병원 내분비내과)의 도움말로 짚어본다.
▶이전 기사
ㄴ날씬한데 당뇨병인 이유?... "몸무게 보다 지방 쌓이는 '위치'가 중요" ⑦ [당뇨병체크아웃]
'당뇨병 약'이 '비만 치료제'로... glp-1 약물 4가지 작용 원리
위고비, 마운자로 등 glp-1 수용체 작용제 계열의 약물들은 비만 치료제로 유명해졌지만, 최초에는 당뇨병 치료제로 개발됐다. 박철영 교수는 "glp-1은 장에서 나오는 인슐린 분비 촉진 호르몬, 즉 인크레틴"이라며 네 가지 작용 원리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식후 인슐린 분비 증대 △간에서의 인슐린 역할 개선 △뇌의 포만 중추 자극 및 식욕 억제 △위 배출 지연 통한 포만감 유지다.
효과는 강력하다. 당뇨병이 없는 비만 환자에서 세마글루타이드(위고비 성분)는 약 15%, 티르제파타이드(마운자로 성분)는 약 20%의 체중 감량을 보였다. 박 교수는 "당뇨병 진단 초기라면 관해에 이를 수 있는 상태로 만들 수 있는 기적적인 약"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중단하면 식욕과 체중이 다시 돌아오는 경우가 많고 구역감 등 위장관 부작용도 흔하다"며 "생활습관 교정과 함께 써야 제 역할을 하는 강력한 도우미"라고 강조했다.
수술만큼 살 빼는 비만약... 비만대사수술과 먹는 약의 미래
체중 감량 효과가 큰 만큼, glp-1 계열 약물은 비만대사수술의 대안으로 활용될 수도 있다. 박철영 교수는 "비만대사수술을 하면 보통 25~30% 체중이 줄어 상당수의 당뇨병 환자가 약 없이도 관해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마운자로만으로도 20% 감량이 가능해지면서 수술에 가까운 효과를 약으로도 얻을 수 있게 됐다. 박 교수는 "비수술적 치료로 충분히 시도해 보고, 관리가 안 될 때 수술로 넘어가는 것이 최근 트렌드로 바뀌고 있다"이라고 말했다.
주사에 부담을 느끼는 이들을 위한 먹는 약도 곧 등장한다. 박 교수는 "경구용 위고비와 파운다요(성분명 오포글리프론) 같은 약이 빠르면 내년 초 국내에 들어올 예정"이라며 "장기적으로 주사제의 30% 정도를 대체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상대적인 효과가 주사제에 미치지는 못하지만 상대적으로 낮은 약가와 주사의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측면에서 또 다른 치료 옵션이 될 수 있다.
효과 좋은 약, 왜 마음껏 못 쓰나... 급여의 벽과 '일본 원정 구매'
문제는 이 약을 정작 당뇨병 환자에게 자유롭게 자유롭게 사용하기는 어렵다는 점이다. '위고비'와 '오젬픽'을 예로 들면, 이 두 약물은 세마글루타이드라는 같은 성분의 약으로, 같은 제약사의 '쌍둥이 약'이다. 다만 허가 용도와 용량이 다르다. 오젬픽은 2형 당뇨병 치료제로 개발돼 혈당 조절을 목적으로 최대 주 2.0mg까지(국내에서는 1.0mg), 위고비는 비만 치료제로 개발돼 체중 감량을 목적으로 더 높은 용량인 2.4mg까지 처방이 가능하다.
이 가운데 당뇨병 치료제인 오젬픽은 지난 2월 건강보험 급여에 등재됐지만, 급여로 처방받을 수 있는 문은 아직 좁다. 기존 약을 2~4개월 이상 함께 써도 당화혈색소가 7% 이상으로 조절되지 않는 2형 당뇨병 환자 중 특정 약제 사용한 경우로 사용 대상이 제한돼 있기 때문이다. 오남용을 막기 위한 조치지만, 정작 도움이 될 환자의 접근성을 지나치게 제한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렇게 당뇨병 환자가 급여로 처방받기 까다롭다 보니, 상당수의 환자들은 약값을 전액 부담하는 비급여로 처방받는다. 박철영 교수는 "위고비, 마운자로는 월 30만 원대에서 고용량은 40만~50만 원을 넘어서는 상당한 고가"라며, "최근 일본으로 출장 진료를 가서 마운자로를 구매해 오는 사람도 늘어나고 있고, 일본 여행 시 이런 출장 처방을 주의하라는 대사관 안내 메시지가 발송될 정도"라고 설명했다.
이에 오히려 보험 제도권 편입을 통해 오남용 여지를 제한하고, 정작 약물이 필요한 환자의 치료를 도울 명분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박 교수 역시 "선택 급여 형태로라도 보험 카테고리 안에 들어오면 당장은 큰 혜택이 아닌 것처럼 보여도, 장기적으로 국가가 가격 협상을 하고 오남용 방지 전략을 세울 여지가 생긴다"며 "그래서 우선 그 지점부터 출발하고 있고, 대한당뇨병학회도 선택 급여 편입에 꾸준히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간식부터 끊으세요"... 오늘부터 시작하는 체중·혈당 관리
glp-1 계열 약물처럼 당뇨병 치료에 있어 '기적의 약'이라고 칭할 만큼 훌륭한 약제들이 개발됐지만, 아직은 여러 제도적 문제로 처방에 어려움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일상에서의 관리가 여전히 중요하다. 박철영 교수가 진료실에서 가장 먼저 강조하는 것은 '자기 몸에 대한 정확한 인식'이다. 박 교수는 "정상 체중에 대한 기준이 왜곡돼 있는 만큼, 내게 맞는 적정 체중과 허리둘레가 얼마인지 아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생활습관에서 그가 가장 먼저 권하는 것은 '간식 끊기'다. 박 교수는 "지금은 대부분 심심해서 간식을 먹는데, 그 간식이 내 몸을 망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제로 칼로리 음료도 예외가 아니어서, 그는 "대체 감미료는 설탕보다 수십 배 달아 단맛을 탐닉하게 만들고, 그 자극 때문에 다른 음식을 더 먹게 된다"고 말했다.
운동은 '주 150분'이 최소 기준이며, 이틀에 한 번 50분 또는 매일 30분 이상이면 된다. 박 교수는 "당뇨병은 비만이 만든 병이지만, 동시에 체중 감량으로 되돌릴 수 있는 병"이라며 "늦었다고 생각하지 말고 오늘 저녁 한 끼, 내일 아침 10분 걷기부터 시작하라"고 전했다.
국내 당뇨병 환자가 550만 명을 넘어선 지금, 당뇨병은 더 이상 일부의 문제가 아닌 우리 모두의 현실이 됐다. 이에 하이닥은 대한당뇨병학회와 함께 심층 기획 시리즈 〈당뇨병 체크아웃〉을 마련했다. 질환에 대한 올바른 이해부터 효과적인 관리 전략까지, 당뇨병을 제대로 관리하고 벗어나기 위한 실질적인 방법을 담았다. 이 시리즈가 당뇨병과 씨름하는 이들에게 일상을 지키는 길잡이가 되어, 언젠가 당당히 '체크아웃'할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