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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츠하이머, 뇌만 들여다봐선 안 된다..."온몸의 이상이 수십 년간 쌓인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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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츠하이머병을 뇌에 국한된 질환이 아니라 면역, 세포 기능 이상이 오랜 시간 축적돼 일어나는 '전신 질환'으로 봐야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icl)과 영국 치매연구소(uk dementia research institute, uk dri) 등 공동 연구팀은 지금까지 발표된 알츠하이머병 관련 대규모 환자군 데이터와 뇌 표적 치료제 임상시험 결과를 토대로 이 같은 사실을 밝혀냈다.

이번 연구는 그동안 뇌세포의 손상에만 집중했던 치매 연구의 틀을 깨고, 우리 몸 전체의 건강을 관리하는 것이 치매 예방의 핵심이라는 점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알츠하이머병은 뇌 아밀로이드 베타(aβ)와 인산화 타우(phosphorylated tau) 단백질이 과하게 쌓이고 신경세포가 손상되면서 발생하는 퇴행성 뇌질환이다. 인산화 타우는 뇌 신경세포 내부 구조를 유지하는 단백질에 인산기가 과도하게 붙은 상태로, 알츠하이머병 등 퇴행성 뇌질환에서 신경섬유엉킴을 유발하는 핵심 물질이다. 아밀로이드와 타우 병리는 증상이 나타나기 수년 전부터 뇌에 축적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세포 속 리소좀(lysosome)과 미토콘드리아(mitochondria)에 주목했다. 리소좀은 세포 안에서 노폐물이나 손상된 구성 요소를 잘게 분해해 처리하고 재활용하는 일종의 '청소·재활용 시스템'이다. 미토콘드리아는 세포가 활동하는 데 필요한 에너지 대부분을 만드는 '발전소' 역할을 한다. 노화뿐 아니라 제2형 당뇨병과 심혈관질환, 만성 염증, 산화 스트레스, 환경 유해물질, 폐경 이후 호르몬 변화 등이 이 두 시스템의 기능 이상과 관련돼 있다는 것이다.

신경세포는 우리 몸의 다른 많은 세포보다 오래 살아가기 때문에 이 두 시스템에 문제가 생겼을 때 더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오랫동안 쌓이는 노폐물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고 필요한 에너지도 충분히 공급하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뇌에서 나타나는 아밀로이드 단백질과 비정상적인 타우 단백질의 축적 역시 미토콘드리아와 리소좀의 기능 이상과 연관돼 있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연구팀의 분석 결과, 현재 개발된 최신 약물로 뇌에 쌓인 독성 단백질을 100% 가까이 깨끗하게 제거하더라도, 환자의 인지 기능이 떨어지는 속도를 늦추는 효과는 약 30% 수준에 머무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치매 환자들의 혈액에서는 뇌 기능이 눈에 띄게 떨어지기 훨씬 전부터 세포 안의 찌꺼기를 치우고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기능이 저하돼 있었다.

이는 알츠하이머병이 단순히 뇌에 독성 물질이 쌓여서 생기는 병이 아니라, 우리 몸 전체의 에너지 공급과 청소 기능이 망가지면서 나타나는 결과라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 혈액 속 단백질을 대규모로 분석한 연구에서 여러 신경퇴행성 질환과 관련된 단백질 신호가 혈액에서도 발견됐다는 점도 이러한 관점을 뒷받침한다. 알츠하이머병의 변화가 뇌에만 머무른다면 설명하기 어려운 현상이다. 연구팀은 앞으로 혈액검사와 전자의무기록, 웨어러블 기기 등을 활용해 몸 전체의 변화를 장기간 추적한다면 증상이 나타나기 훨씬 전부터 위험 신호를 포착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접근은 알츠하이머병 예방 전략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운동은 뇌에만 작용하는 것이 아니라 대사와 심혈관 건강을 개선하고 염증을 낮추는 등 몸 전체에 영향을 미친다. 실제로 연구팀은 운동과 식습관, 인지훈련, 심혈관 위험 관리 등을 함께 시행한 선행 연구에서 알츠하이머병 위험이 높은 고령자의 인지기능 저하를 늦추는 효과가 관찰됐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즉, 중년기부터 당뇨병이나 심혈관질환 같은 만성질환을 적극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신경퇴행 위험을 낮추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연구팀은 해당 논문이 새로운 임상시험을 통해 해당 가설을 입증한 연구가 아니라 기존 연구를 토대로 하나의 통합적 질병 모델을 제안한 것이므로, "실제 인과관계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장기간 사람의 전신 변화를 추적하는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논문의 교신저자인 페이암 바르나기(payam barnaghi) icl 교수는 "알츠하이머병을 온몸의 세포 기능이 망가지는 전신 질환으로 바라보면 그동안 풀리지 않았던 발병 원인을 명확히 이해할 수 있다"며 "뇌 기능이 떨어지기 전, 우리 몸 전체의 대사 시스템이 무너지는 '골든타임'을 찾아내 개입하는 것이 치매 극복의 핵심 과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 결과(applying a systemic approach that extends beyond the brain to alzheimer's disease pathogenesis: 알츠하이머병 발병 기전에 뇌를 넘어서는 전신적 접근법 적용)는 2026년 9월 4일 네이처 계열 국제학술지 '커뮤니케이션스 메디신(communications medicine)'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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