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토제닉 식단, 대장암 억제하지만... "소장암 위험 높일 가능성"
키토제닉 식단이 소장과 대장에서 정반대 효과를 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대장에서는 종양을 억제한 반면, 소장에서는 오히려 종양 형성을 촉진해 암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오메르 일마즈(ömer yilmaz) 교수 연구팀은 이 같은 내용을 지난 2026년 7월 15일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에 발표했다.
핵심은 '케톤체'가 아닌 '지방'... 소장 줄기세포 과도 증식 유발
연구팀은 유전적으로 장암에 취약한 생쥐에게 키토제닉 식단, 대조 식단, 고지방·고열량 식단을 각각 먹였다. 그 결과 키토제닉 식단을 먹은 생쥐는 대조군보다 소장 종양이 더 잘 생겼고, 비만해지지 않았음에도 비만을 유발하는 고지방·고열량식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더 높은 비율로 종양이 발생했다. 종양 부담이 커지고 생존 기간도 짧아졌다.
원인은 식단으로 만들어지는 '케톤체'가 아니라 식단에 든 '지방' 자체였다. 세포가 지방을 연료로 태우는 '지방산 산화' 과정이 ppar라는 단백질군을 활성화해 장 줄기세포를 더 빠르게 분열시키고, 이 과정에서 일부 세포가 암세포로 바뀔 가능성이 커진다. 줄기세포 증식은 손상된 장 점막을 복구하는 데는 이롭지만, 지나치면 종양으로 이어질 수 있다.
대장에서는 다른 양상... 억제 효과도 '케톤체'와는 무관
흥미롭게도 같은 식단이 대장에서는 종양을 억제했다. 케톤체(특히 bhb)가 대장암을 막는다고 본 2022년 네이처 연구와 방향은 같지만, 이번 연구는 그 보호 효과 역시 케톤체가 아닌 지방 대사에서 비롯된다는 점을 새로 밝혔다. 다만 같은 식단이 왜 인접한 두 장기에서 정반대 결과를 내는지는 규명되지 않았다.
공동 제1저자인 치 팡타오 연구원은 "같은 식단이 인접한 두 장 부위에서 정반대의 결과를 보이는 이유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며 "후속 연구를 통해 그 원인을 규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분법적 접근 피해야... 식단 효과 일반화 신중해야"
위험과 이점이 모두 케톤체가 아닌 지방 대사에서 비롯되는 만큼, 시중의 케톤 보충제나 음료로는 이러한 효과를 재현하기 어렵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최근 수십 년간 소장 종양이 늘고 있고, 특히 가족성 선종성 용종증(fap) 같은 유전적 고위험군에서 그 영향이 크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일마즈 교수는 "키토제닉 식단은 위장관 안에서도 조직마다 서로 다른 영향을 미친다"며 "한 조직에 이로운 것이 다른 조직에는 해로울 수 있어, 이런 식단의 효과를 일반화할 때는 매우 신중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번 연구 결과(ketogenic diet mediates intestinal tumorigenesis through lipids not ketones: 키토제닉 식단은 케톤체가 아닌 지질을 통해 장 종양 발생에 영향을 미친다)는 2026년 7월 15일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