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성 단백질, 잘못 먹으면 영양 결핍... 영양사가 알려주는 '단백질 조합법' [푸드파일러]
다이어트에 관심이 있는 젊은 세대가 주목하는 식단이 있다. 바로 두부, 콩, 견과류를 비롯해 식물성 대체육 등을 주식으로 하는 일명 '식물성 단백질' 식단이 그 주인공이다. 식물성 단백질은 동물성 단백질보다 건강에 좋다는 이유로 '착한 단백질'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실제 미국 국립보건원(nih)에 등재된 식문화 연구에 따르면, 식물성 중심 식단을 지키는 비율은 12%에서 26%로 두 배 이상 늘었으며 이런 흐름은 젊은 소비자층에서 특히 두드러진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의 대체식품 시장 보고서도 2035년에는 전체 축산물 시장 내 대체식품 비중이 10~15%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며, 그 중심에 가치소비를 중시하는 젊은 세대가 있다고 분석한다. 하지만 강신숙 임상영양사(서울아산병원)는 식물성 위주로만 편중된 식단은 자칫 영양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푸드파일러 팩트체크] 식물성 단백질, 무조건 몸에 좋을까?
식물성 단백질 위주 식단은 분명한 장점이 있다. 강신숙 임상영양사는 "포화지방산과 콜레스테롤 함량이 낮고 식이섬유, 불포화지방산, 식물성 스테롤을 공급해 ldl 콜레스테롤 감소와 혈압 개선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식이섬유가 풍부한 식단은 혈당의 급격한 상승을 막고 포만감을 높여 체중 관리에도 유리하며, 장내 미생물 다양성을 늘려 장 건강 증진에도 기여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강신숙 영양사는 "동물성 단백질을 식물성으로 50~70% 대체하면 심혈관질환, 제2형 당뇨병 위험이 낮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강신숙 영양사는 "필수아미노산 부족으로 단백질 섭취의 질이 떨어져 근육 합성 효과가 낮아질 수 있고, 극단적인 식단을 지속할 경우 비타민b12, 철, 아연, 비타민d, 칼슘 결핍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늘어난 식물성 대체육이나 비건 가공식품 역시 나트륨, 포화지방, 첨가당 함량이 높은 경우가 있어 초가공식품에 따른 건강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개인의 건강 상태에 맞는 단백질 급원 선택이다.
완전 단백질 아닌 식물성 단백질, 필수아미노산 부족해지기 쉬워
식물성 단백질은 체내에서 스스로 합성하지 못하는 필수아미노산 한두 개가 빠져 있어 '불완전 단백질'로 불리기도 한다. 특히 주식인 밀, 옥수수 등 곡류나 견과류, 씨앗류에는 라이신이 부족한데, 이는 ▲근육량 감소 ▲상처 회복 지연 ▲면역력 저하 ▲소아의 성장 지연으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콩류는 메티오닌과 시스테인이 부족해 ▲단백질 합성 감소 ▲항산화 능력 저하 ▲간 기능 저하로 이어질 수 있어, 식물성 단백질 식단만 섭취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완전 채식, 비타민b12·철·아연·칼슘 결핍 주의해야
필수 영양소를 모두 채우기 어렵다는 점도 기억해야 한다. 비타민b12, 철, 아연, 칼슘이 대표적이다.
비타민b12는 동물성 식품에만 들어 있는 영양소다. 부족하면 악성빈혈이 생길 수 있어, 식품이나 보충제로 따로 채워줘야 한다. 철분 역시 주의가 필요하다. 식물성 식품 속 철분(비헴철)은 동물성 식품 속 흡수율이 낮기 때문이다. 콩이나 시금치 등을 먹을 때 비타민c가 풍부한 채소·과일을 함께 먹으면 흡수율을 높일 수 있다.
아연은 식물성 식품에 들어 있는 피틴산이라는 성분 때문에 흡수가 잘되지 않는다. 다만 된장, 청국장, 두부처럼 발효나 가공 과정을 거치면 피틴산이 줄어들어, 이런 식품을 통해서는 아연을 보충할 수 있다.
칼슘 역시 놓치기 쉬운 영양소다. 우유 대신 칼슘 강화 두유, 두부, 청경채, 케일, 브로콜리 등으로 채울 수 있다.
두유·단백질 파우더 식사 대용으로 과다 섭취하면 복부팽만·설사 유발
식물성 단백질이 동물성보다 안전하다는 인식 때문에 다이어트할 때 두유나 단백질 파우더를 식사 대용으로 섭취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식물성 단백질 위주 식단을 지속하면 채소·콩류 섭취가 늘면서 식이섬유 섭취량도 자연히 증가하는데, 갑자기 다량의 식이섬유를 섭취하면 복부팽만, 가스, 복통, 설사가 나타날 수 있다. 게다가 일부 보충제에 들어 있는 감미료나 식이섬유는 소화 불편을 유발할 수 있고, 보충제 위주로 영양소를 섭취하면 비타민·무기질 같은 미량 영양소가 오히려 부족해지기 쉽다.
근육까지 만들고 싶다면, 흡수율 낮은 식물성 단백질 보완해야
근육을 만들고 싶다면 단백질의 '양'만큼 '흡수율'에도 주목해야 한다. 단백질이 얼마나 잘 소화·흡수되는지 나타내는 지수(diaas)로 비교하면, 식물성 단백질의 흡수율은 동물성 단백질보다 낮다. 같은 양을 먹었을 때 식물성 단백질로는 근육을 만드는 효과가 유청 단백질보다 10~20% 정도 낮게 나타날 수 있다.
다만 강신숙 영양사는 "식물성 단백질도 충분한 양을 먹고 근력 운동을 병행하면, 동물성 단백질을 먹었을 때와의 근육량·근력 차이는 시간이 지나면서 크게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즉, 처음에는 흡수율 차이로 근육 합성 효과가 다소 떨어지더라도, 꾸준히 섭취하고 운동을 병행하면 그 격차는 좁혀질 수 있다는 뜻이다.
이를 실천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한 끼에 단백질을 30g 이상 섭취하고, 이때 우유, 달걀, 생선 같은 동물성 단백질을 함께 먹으면 흡수 효율을 높이는 데 더 효과적이다.
"밥엔 된장찌개, 빵엔 땅콩버터"... 궁합 맞는 단백질 조합법
양뿐만 아니라 '조합'도 중요하다. 특정 식물성 식재료에 부족한 아미노산은 다른 식재료로 채울 수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조합이 밥과 콩 요리다. 강신숙 영양사는 "밥에 된장찌개나 두부 요리를 함께 먹으면 곡류에 부족한 라이신을 된장과 두부가 보완해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간식으로는 통밀빵과 땅콩버터, 오트밀과 두유 조합을 추천한다. 강신숙 영양사는 "통밀빵과 오트밀에 풍부한 메티오닌과, 땅콩버터와 두유에 풍부한 라이신이 서로 보완된다"고 말했다.
강신숙 영양사가 제안하는 '식물성 단백질 식단 팁 5'
마지막으로 강신숙 영양사는 "다양한 식품으로 단백질뿐 아니라 비타민, 무기질, 식이섬유 등 필요한 영양소를 함께 섭취하는 것이 건강을 지키는 것"이라고 강조하며, 실천 가능한 식사 원칙을 다음과 같이 제안했다.
첫째, 단백질을 한 끼에 몰아 먹기보다 매 끼니 나눠 섭취해, 근육 합성 효율을 높여준다.
둘째, 콩과 곡류를 함께 섭취해, 서로 부족한 필수아미노산을 채워준다.
셋째, 생선·달걀·유제품 중 하나를 매일 챙겨 먹어, 비타민b12, 아연, 칼슘, 류신을 보충해준다.
넷째, 채소와 과일을 색깔별로 다양하게 섭취해, 철분 흡수를 돕고 항산화 효과를 높여준다.
다섯째, 보충제보다 식품을 우선으로 섭취해, 단백질뿐 아니라 비타민, 무기질, 식이섬유까지 함께 채워준다.
잘 먹는 것은 생애 전 주기에 걸쳐 가장 중요한 건강 습관 중 하나다. 하지만 수많은 정보 속에서 내 몸에 진짜 필요한, 믿을 수 있는 지식을 골라내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문제는 무분별한 정보에 기댄 잘못된 영양 섭취가 오히려 건강을 위협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는 점이다. 이에 하이닥은 대한영양사협회와 함께 잘못된 영양 상식을 바로잡고, 과학적 근거에 기반해 건강한 식생활 가이드를 제시하고자 한다.